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이 결국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한 번만 더 지면 두산 베어스에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내줘야 하는 삼성은 23일 오후 6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4차전에 윤성환을 선발 투수로 내세운다. 윤성환에 이어 불펜의 기둥 정현욱이 마운드를 넘겨받으며 두산의 공세를 저지한다는 것이 선 감독의 계산이다.
윤성환, 정현욱과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투수 라인업에 사활을 걸었다. 좌완 권혁이 어깨 부상으로 주무기인 빠른 공의 위력이 감소, 제 컨디션이 아닌 점이 아쉽다. 존 에니스의 이탈로 이날 이긴다 해도 7차전 선발 투수감이 마땅치 않지만 그것은 두산도 마찬가지. 벼랑 끝에 몰린 삼성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윤성환은 이혜천과 3차전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만 두번째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3차전에서 둘은 나란히 5이닝씩 소화했지만 윤성환이 1실점으로 버티면서 2점을 내준 이혜천에게 패배를 안겼다. 윤성환이 긴 이닝을 던지면 좋겠지만 포스트시즌 들어 좁아진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을 고려할 때 3차전 때처럼만 해줘도 삼성으로서는 대성공이다.
정현욱은 4, 5차전에 등판하지 않아 체력이 비축돼 있다. 정규 시즌에서 선발로 등판하기도 했을 정도로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윤성환이 불안하면 조기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1~3차전에서 남긴 성적은 5이닝 1실점. 5차전에서 두산의 김동주에게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안지만도 고비 때 쓸 수 있는 불펜의 핵심 요원이다.
두산 타선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좋지만 삼성 투수진은 특히 두산의 1, 2번 타자인 이종욱과 오재원을 봉쇄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고 있을 뿐 아니라 빠른 발로 삼성 배터리를 흔들기 때문. 5차전까지 이종욱은 타율 0.520(25타수 13안타)에 도루 3개, 오재원은 타율 5할(20타수 10안타)에 도루 2개로 펄펄 날았다.
다만 승부처에서 김현수까지 더한 두산의 1~3번 좌타 라인을 누르기 위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 권혁이 잘 해낼 수 있을지가 걱정거리다. 반면 두산의 좌완 투수 이혜천은 이미 3차전에서 박한이를 3타수 무안타, 양준혁과 최형우를 2타수 무안타로 막는 등 삼성의 주축인 좌타자들을 상대로 호투해 6차전 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삼성은 오른손 타자들에게 기대를 건다. '가을 사나이' 김재걸(0.500), 정규 시즌의 부진을 털고 맹활약 중인 신명철(타율 0.474), 갈비뼈 부상 중임에도 타격감이 좋은 박석민(0.417)과 박진만(0.368) 등이 초반부터 이혜천을 흔들어야 한다. 정규 시즌에서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잘 친 최형우가 가세한다면 플레이오프를 7차전까지 몰아갈 수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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