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릴레이]소설가 윤장근씨

입력 2008-10-22 06:00:00

사랑·배려 실천하는 '참사람'

"스테파노씨 문제가 좀 있습니다." "선생님께 문제될 게 뭐 있으십니까, 무슨 큰일이라도?" "2월말에 퇴임하는데, 아침에 윤지를 누가 학교에 태워 줍니까, 걱정입니다."

올초에 윤장근 선생님과 스테파노라는 세례명을 가진 필자와의 대화 한 토막이다. '윤지'는 필자의 고3짜리 둘째딸아이고, 학교는 선생님께서 2월 말까지 재직하셨던 덕원고등학교다.

우연히 선생님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게 된 인연으로 필자는 덕원고교 3년 선후배가 된 두 딸아이를 5년 동안이나, 통학차비 한푼 들이지 않고 등·하교시킨 편리함을 누렸다. 덕원고교 개교 때부터 금년 2월까지 30년간이나 재직한 학교를 퇴임하면서 여러 감회가 많을 텐데, 필자를 보는 순간 퇴임의 여러 상념보다, 필자의 딸아이 등교를 먼저 걱정하시는 선생님의 성품이 고맙고,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선생님으로부터 공납금이나 책, 노트 등 학용품을 지원받은 가정 환경이 여의치 못한 학생이 셀 수 없고, 아직도 한국 SOS 어린이 재단이나 한국 유니세프 재단 등에도 후원을 하고 계신다. '오늘은 나, 내일은 너', '침묵의 강' 등 소설의 저자이기도 한 소설가 윤장근님은, 생활과 종교와 철학이 잘 일치된 참사람임에 틀림이 없으신 분이다. 선생님의 생활 철학의 한 단면은 두 따님 이름을 성실(誠實)이와 진실(眞實)이로 지은 데에서도 잘 나타난다.

공학 선생님이지도 않으면서 입버릇처첨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을 믿는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누군가를 진정 배려하고 사랑할수록 반작용으로 그만큼의 배려와 사랑이 되돌아 오는 것은 아닌지…. 퇴임 이후에도 가톨릭 문인협회 일, 흥사단 일 등으로 여전히 분주하면서 "무직자가 바빠서 객사한다더니, 내가 그렇다"고 하시는데 이젠 술을 좀 줄이고 건강하게 열심히 사랑하시기를 기원 드린다.

이수광(에스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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