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은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이 주도하고 있다. 웹 2.0시대로 일컬어지는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이 형성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도 다수가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고 이를 공유하는 쌍방향 개방형 환경으로 진화한 것이다.
IT 기술의 진보로 과거 소수가 만들어낸 콘텐츠의 일방향적 정보수용을 탈피하게 됨으로써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소비자의 참여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8명 이상이 이용후기를 읽고 구매의사에 변화를 느낄 정도로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의 구매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상품평 및 이용후기를 꼽고 있다. 전자상거래에 있어 참여와 공유의 장이 형성되면서 소비자의 경험이 기업의 마케팅 역량과 우위를 다툴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단순히 상품평 및 이용후기를 공유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블로그를 결합한 커뮤니티형 모델이 전자상거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블로그는 인터넷 분야에서 최근 1년간 가장 트래픽이 증가한 카테고리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인터넷 공간에서 친분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10대 검색어 중 3개가, 일본은 1위가 디지털 인맥구축 사이트일 정도다. 록시라는 외국의 여성 패션잡화 쇼핑몰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디그, 딜리셔스 등에 현재 보고 있는 상품페이지를 북마크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인터파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외부 블로그, 카페, 개인홈페이지 등에 올리고 이를 통해 매출이 발생할 경우 판매액의 일부를 현금으로 리워드해주는 '블로그 캐시백' 서비스 역시 인맥기반의 쇼핑채널이다.
이처럼 새로운 커뮤니티형 전자상거래 모델은 정보가 중심이었던 시장을 관계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소비자는 같은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믿을 수 있고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일례로 인터파크INT 도서부문에서는 기존의 책 블로그 기능에서 한 단계 진화한 독자참여형 도서추천서비스 '북피니언'을 선보이고 있다. 추천받고 싶은 책, 추천하고 싶은 책을 테마로 만들어 올리면 다른 독자들이 함께 좋은 책을 추천해주고, 테마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친구등록, 스크랩, 쪽지, 방명록 등 싸이월드의 1촌과 유사한 친구 관리 기능 외에 RSS, 트랙백 기능 등을 추가해 회원간의 커뮤니케이션도 대폭 강화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리뷰를 읽고 '책을 구매할 경우 고맙습니다' 버튼을 클릭하면 리뷰 작성자에게 판매금액의 일부가 포인트로 제공되기도 한다.
이 밖에 웹 2.0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도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주요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오픈 API는 내가 제공하는 가치 있는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프로그래머가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도 무료로 제공된 기능들을 가져다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6월 이베이는 자사의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을 외부 개발자들에게 개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현재 인터파크도 숍플러스 등 쇼핑몰 제휴를 목적으로 일부 판매자와 셀링 툴(Selling tool) 업체를 대상으로 상품등록, 수정과 관련된 API를 공개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보다 다양한 제휴를 지원하기 위해 회원, 주문 등의 영역으로 플랫폼 개방 확대가 필요할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이러한 진화는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환경에서 상품의 가격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의 경쟁이 제살 깎아먹기가 아닌 상생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품판매라는 단순한 비즈니스 영역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창의적인 콘텐츠와 양질의 서비스를 함께 공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관계를 통해 형성된 정보가 서비스를 통해 공유되고 유통됨으로써 쇼핑몰-판매자-구매자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는 상생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이상규 ㈜인터파크IN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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