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청개구리 현상'…대출자들 한숨

입력 2008-10-20 09:47:57

10여일 전인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장 금리는 반대로 급등하는 '청개구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적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최근 폭등, 돈 빌린 사람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7일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91일물 CD금리는 전날에 비해 0.07%포인트 오른 6.10%로 고시됐다. CD금리가 6.10%를 넘어선 것은 2001년 1월22일(6.08%) 이후 처음이다.

올초만해도 내림세였던 CD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던 지난달말부터 급등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25일부터는 거의 매일 올랐다. 지난달 25일 5.80%였던 CD금리는 15일까지 무려 0.26% 폭등하면서 단숨에 6%를 넘겨버렸다.

이번주 은행들의 3개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6.7%대에서 8.4%대로 지난주보다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의 95%이상이 CD금리에 연동한 변동금리형이라 대출자들 대다수의 부담이 크게 늘게됐다.

더욱이 부동산 최호황기였던 3~5년전에 집을 사면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곧 거치기간이 끝나고 원금 상환에 들어가야해 이중고를 겪게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CD금리가 급등하는 이유는 은행의 자금 조달이 몹시 어렵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달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은행들의 신용위험이 커지면서 은행채 발행 여건이 악화, 은행채 금리가 먼저 치솟았고 만기가 같고 은행에서 발행하는 CD금리도 은행채와의 금리 간격을 메우기 위해 덩달아 치솟았다. 남은 만기가 3개월인 은행채 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연 6.26% 수준이다.

CD금리의 상승은 이자 부담 증가를 불러오고 결국 그 여파로 소비 감소→경기 급락이라는 경기 악순환 사이클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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