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상상과 동화의 세계 '남이섬'

입력 2008-10-18 08:00:21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단연 가을이다. 붉게 물든 잎사귀들이 손짓하는 가을의 매력을 쉽게 뿌리칠 수 없다.

올해 가을은 더위가 계속되면서 나무들이 붉은빛을 띠는 시기가 2, 3일 늦어진다고 한다. 아쉽게 나무가 제철 옷을 갈아입기 시작할 때 가을여행을 다녀왔다. 좀더 붉게 물든 자연의 향기를 맡았다면 좀더 짙은 가을낭만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이번 가을여행지는 남이섬으로 택했다. 대구에서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남이섬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4시간 남짓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덧 도착한 남이섬.

선착장에서 나미나공화국으로 가는 뱃삯을 지불하고 북한강을 거슬러 가는 공기가 벌써부터 맑다.

남이섬은 가을빛 풍경으로 관광객들을 맞았다. 나뭇잎은 여기저기 붉게 물들어 있고, 벌써부터 떨어진 낙엽들이 나무둘레에 듬뿍 쌓여 있었다. 또한 가을을 대표하는 밤송이들이 뒹굴고 있고, 앙증맞은 다람쥐들이 그 주변을 기웃거린다.

남이섬이 좋은 이유는 아름다운 상상과 동화가 있는 세계에 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남이섬은 정말 자유로웠다. 특히 지난 1977년 서울대 농경대학에서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는 메타세쿼이아 숲길에서 기품 있고 이국적인 가을의 멋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그밖에 노래 박물관, 책 박물관, 남이장군묘 등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하면서 여행의 흥이 저절로 더해졌다. 거기다 겨울연가 주인공의 사진이 걸려 있는 공간에서 주인공 준상이와 사진도 찍을 수 있어서 즐거움은 몇 배로 커졌다.

남이섬은 이미 우리나라 관광객들만의 것이 아니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들이 남이섬을 더 많이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드라마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드라마 영향으로 겨울에 제 맛을 느낄 것 같았던 남이섬. 가을도 나름 매력이 철철 넘쳤다.

가을이 끝나기 전에 남이섬을 찾아본다.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예쁜 카페식 식당에서 닭갈비도 맛보며 풍성한 가을을 느껴본다.

유은정(대구 동구 신천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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