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나 알라코스키 지음/ 조혜정 옮김/상상공방 펴냄
가난한 이들에게는 찬물과 더운물이 펑펑나오는 '환상적인 아파트'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돼지우리'라고 부르는 그곳. 그곳에는 조국 핀란드의 가난과 혼란을 등지고 새 삶을 찾아 이주해온 레나가족이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부모는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해보지만 형편은 조금도 나아지질 않는다. 처지를 비관해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엄마는 자살을 시도한다.
이런 환경속의 레나는 '우리같은 아이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느냐'며 절규하지만 그녀는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마치 우주에 나홀로 있는것 같은 외로움과 싸우면서도 레나는 더욱 강인하게 자신을 단련시켜 나간다. 절망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아이처럼 스스로 다잡고, 술에 취해 휘청대는 어른들을 흔들어 깨우며 꿈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부모의 무관심속에서 좌절하는 아이의 서글픔과 가난이 대물림되는 모습, 그리고 60,70년대 스웨덴 빈민층의 일상에서 전후시대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의 옛모습과 오버랩된다.
수산나 알라코스키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2006년 발표되자마자 스웨덴 최고의 문학상인 '어거스트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자전적 성장소설인 이 작품을 통해 여성문제를 비롯해 소외계층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힘없는 이들을 대변하는 작가로 불리게된다. 391쪽 1만1천원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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