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다네요. 제일 잘 맞는 친구가 뛸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으니…."
화복은 함께 온다고 했던가. 잘 나가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면 힘이 나는 '멀티 내야수' 김재걸이 부상을 딛고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 호재. 하지만 와해된 중심 타선을 지탱했을 뿐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맹타를 휘두른 박석민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어 시름이 깊어졌다.
16일부터 서울 잠실구장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삼성과 두산 베어스는 13일 플레이오프 엔트리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알렸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선발 투수가 강하지 못한 두산은 삼성처럼 26명 엔트리 가운데 11명을 투수로 뽑았다. 시즌 막판 가능성을 보였던 박민석 대신 또 다른 신예 이용찬을 기용한 것 외엔 예상됐던 부분이다.
2, 3루와 유격수 자리까지 완벽히 책임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김재걸이 시즌 막판 갈비뼈 부상을 딛고 플레이오프에 나서게 된 것은 삼성의 상승세에 기름을 붙는 격. 그러나 3차전에서 갈비뼈를 다친 박석민이 정밀 검진 결과 갈비뼈에 실금이 가고 통증이 계속돼 10여일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박석민은 양준혁-심정수-제이콥 크루즈로 구성된 삼성의 클린업 트리오가 부상과 부진으로 일찌감치 와해된 뒤 적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4번 타자 역할을 맡아 삼성 타선을 지탱해온 기대주. 시즌 성적은 타율 0.279, 14홈런, 64타점. 특히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를 치르는 동안 12타수 7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 삼성의 3연승을 이끌었다.
선 감독은 "구위가 좋지 않다는 투수 코치들의 조언에 따라 좌완 투수 조현근 대신 차우찬을 엔트리에 넣었다. 또 부상에서 회복한 김재걸을 엔트리에 포함하고 손지환을 뺐다"며 "(박)석민이가 잠을 잘 때도 통증 탓에 힘들어하고 있어 걱정이다. 15일 엔트리를 변경할 수 있다니 일단 이름을 넣고 그 때까지 상태를 지켜본 뒤 결정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선 감독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시즌 내내 주력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전하면서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에 3연승을 거둬 4일 휴식을 보장받은 덕분에 피로감 없이 두산과 정면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선 감독의 플레이오프 출사표는 한 마디였다. "선수들에게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편안하게 경기를 하면 됩니다. 쫓기는 쪽은 두산이죠."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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