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따돌림.' 이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참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혹시 내 아이가 그런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하며 걱정하는 한편 '설마 내 아이에게 그런 일이 생길까'하는 안이한 마음도 갖기 마련이다.
예전엔 '따돌림'은 뭔가 부족한 아이에게 주로 생기는 일이라 내 아이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끔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인다. 우리 아이에게 '다른 친구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사람의 기본'이라고 가르치기보다 어떻게 해야 학교에서 인정받고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지를 부추기는 이른바 '엄친아' 같은 대화가 대부분인 것이 요즘 가정이다.
과거엔 아버지가 그 가정의 모범으로 아이들은 아버지의 성격이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자라났으나 점차 어머니의 영향력이 커져 지금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머니의 영향을 받고 그 성향을 따라가고 있다. 거기에 따라 또 다른 성향의 '왕따'가 생겨났는데 그것은 '모자라서'가 아니라 '너무 튀어서'다. 흔히 말하는 질투의 대상이 바로 집단따돌림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필자 역시 설마 우리 아이가 집단 따돌림을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유난히 마음도 착하고 또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하며 예의도 바른 아이였기 때문이다. 성격 역시 밝은 편이였고 동네에선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아이가 지난해부터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어느 날 집에 돌아와 울면서 학교가기 싫다고 하는 아이를 달래서 이야기를 듣고 믿을 수 없는 반 친구들의 행동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됐다. 원래 여자 친구들보다는 남자 친구들이 더 많아서 조금은 의아해하고 있었으나 친하게 다가왔던 여자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에 많은 상처를 받고 힘들어했다. 담임 선생님과 여러 차례 상의하고 또 방법을 찾아봤지만 해결책이 없었다. 집단 따돌림을 조성했던 아이가 자신의 어머니와 사이가 안 좋다는 것을 알고 그저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내 아이를 좀 더 강하게 키워야겠다는 결론만 갖고 요즘 여러 가지로 아이와 이야기를 한다. 내 아이는 한창 사춘기에 접어들어 이 난관을 이겨내지 않으면 너무나 큰 상처로 마음에 남아 있을 것 같아 전문가와 상담하며 함께 이겨내려 하고 있다.
부모로서 이제 신경써야 할 일은 육체적인 건강보다 내 아이의 정신적인 건강일 것이다. 또 다른 이를 배려하는 마음일게다. 질투하기보다 함께하는 용기를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다가올 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내려면 외적 실력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또 세상을 살아가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필자는 아이에게 설명을 할 땐 언제나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물컵 안의 물이 반이 차 있을 때 그걸 보며 반이나 남아 있어 많다고 느낄 수도 있고 또 반밖에 없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어느 쪽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음의 풍요와 만족감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늘도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라며 아이를 배웅했다.
조미경(중앙초교 6학년 최정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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