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어린이회관 삼거리~범어교회 복개도로 기능 상실

입력 2008-10-13 09:16:05

뒤엉킨 불법 주정차 "도로 맞나요"

▲ 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삼거리(아서원)~명덕로(범어교회)에 이르는 범어천 복개도로가 인근 상가 방문차량들의 불법 주·정차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채근기자mincho@msnet.co.kr
▲ 11일 오후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삼거리(아서원)~명덕로(범어교회)에 이르는 범어천 복개도로가 인근 상가 방문차량들의 불법 주·정차로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채근기자mincho@msnet.co.kr

대구 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삼거리(아서원)~명덕로(범어교회)에 이르는 800여m 도로. 수성구청이 1990년부터 2005년까지 16년간 공사비 309억원을 들여 범어천을 복개한 구간이다. 범어천 전체 복개도로(2.2㎞)의 첫번째 정비 구간에 해당하는 이곳은 지난 2월 차선 및 교통시설물 설치 등 정비를 끝내고 정식 '도로'가 됐다. 그러나 이 일대는 불법주정차 차량들이 뒤엉켜 있는데다 인근 음식점·상가에서 도로를 점령하다시피 하면서 제 기능을 잃고 있다.

윤태식(33·수성구 범어동)씨는 "퇴근길에 자주 이용하는데 튀어나온 주차 차량과 도로 한가운데를 걸어다니는 행인들 때문에 운전에 바짝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이래서야 우회도로의 의미가 있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구청이 범어천 복개구간에 신규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섬에 따라 극심해질 주변 도로의 교통혼잡을 최소화하고, 동대구로의 이면도로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예산 40여억원을 투입, 교통 정비에 나섰지만 무질서한 도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이 구간에는 왕복 4, 5차로가 그어져 있고 226면의 노상 주차장을 갖추는 등 외형적으론 도로정비가 돼 있었다. 하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아무렇게나 주차된 차량은 물론이고 도로에 이중, 삼중 주차한 차들이 차량 통행을 막고 있고 도로 한가운데 멈춰선 차량들까지 있어 불법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특히 도로 양쪽에 위치한 음식점과 상점들은 자기 가게 앞에 있는 노상 주차장을 개인 주차장으로 쓰기 위해 오토바이, 의자 등을 가져다 놓아 다른 사람이 아예 차를 주차시키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공용 도로를 사실상 개인 업소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김준우(43·수성구 만촌동)씨는 "빈 주차장에 차를 대려면 주인이 주차장 관리인인 것처럼 손사래를 치며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해 주차 공간을 찾느라 애를 먹는다"며 "아무렇게나 도로에 차를 세울 수밖에 없고, 이곳을 지나는 차들이 주차된 차들을 피해 중앙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여름철이면 음식점들이 도로가와 인도에 테이블을 내놓고 장사를 하고 있다.

구청은 인근 상점의 눈치를 보느라 사실상 단속에는 손을 놓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대낮에는 통행 차량들이 많지 않은데다 단속을 할 경우 인근 상가의 반발도 만만찮아 일단 계도를 하고 있다"며 "불법이 심해질 경우 견인조치와 함께 노상 주차장의 유료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범어천 복개도로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명덕로~달구벌대로 구간과 달구벌대로~신천시장 구간의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이면 전 구간이 개통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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