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상가 '불황의 늪'

입력 2008-10-10 10:31:09

경북 동해안의 상가들이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따른 가을철 관광객 급감으로 심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 대동맥인 7번 국도변 영덕·울진 일대 횟집과 휴게소, 매점, 기사식당 등은 지난해와 비교, 매출이 30~40% 이상 급감했다. 7번 국도를 통해 영덕을 찾는 차량 수가 대략 30% 가까이 줄었고 그나마 영덕을 찾는 관광객들도 값싼 곳만 찾는 등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것.

영덕 남정면의 A횟집 주인 이모(54)씨는 "여름철 관광객 수는 예년과 비슷했으나 장사가 형편 없었는데, 지금은 관광객 수와 매출 모두 뚝 떨어졌다"며 "유가가 본격적으로 급등한 지난 봄 이후 상가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인 먹을거리 명소인 강구대게타운도 불경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영덕대게 금어기여서 홍게와 수입대게를 주로 취급하는 9·10월이 비수기이긴 하지만 전년과 비교해 30% 가량 매출이 떨어졌다.

B대게집 정모(40·여) 사장은 "지난 3~5일 연휴 때 반짝했을 뿐 대게장사 20년에 이 같은 불경기는 처음"이라며 "지난해 이맘 때 주말에는 강구대교까지 자동차 때문에 길이 막혔으나 올해는 대게상가 인근에 길막힘이 거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포항의 관문이자 대구 진입로인 흥해 일대 7번 국도변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흥해 국도변의 C빵집 사장 김모(37·여)씨는 "차량 수가 확연히 줄면서 수입이 전년에 비해 50% 수준으로 떨어져 밥도 못 먹을 형편"이라고 했다.

울진의 숙박시설이나 상가들도 울상을 짓고 있다.

백암온천지구 D호텔의 경우 1일 평균 투숙률이 10%선에 머무는 등 9, 10월 들어 관광객들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성류굴을 찾는 관람객들도 1일 평균 200여명에 불과해 예년의 250~300여명에 비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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