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주식과 외환시장이 일시나마 안정을 찾은 것은 다행이다.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국은행은 어제 기준 금리를 현 5.25%에서 5.0%로 0.25% 포인트 인하했다. 2005년부터 꾸준히 금리를 올리며 긴축을 유지해오던 한은이 마침내 완화정책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덕분에 1,500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하락했으며 주식시장도 다소 반등, 코스피 지수는 8포인트 오른 1,375로 마감했다.
지금같이 단기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너무나 당연한 조치다. 금리 인하가 오히려 환율을 더 부추길 것이란 분석에도 안정세로 돌아선 것은 한국의 외환시장이 그만큼 비정상적으로 과열돼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다른 주요국들이 금리를 또다시 내린다면 한은은 그때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특히 '달러 모으기'에 혈안이었던 대기업이 달러를 내놓은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수출업체들이 수십억 달러를 시장에 내놓은 것은 '심리적 불안'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줬다. 가뜩이나 정부를 믿지 못해 불신에 사로잡혔던 투자자들은 대기업들의 이 같은 행동에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해 갈 수는 없다. 문제는 국내 시장이 너무 비이성적으로 요동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극도의 심리적 불안감이 시장 질서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와 한은, 그리고 대기업이 힘을 합쳐 일단 급한 불을 끈 것은 상당한 성과다. 위기 상황일수록 불안감을 부추기는 '내부의 적'이 더 큰 문제가 되는 법이다. 국민 모두가 심리적 안정을 되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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