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즐기다, 아이 가르치다…"직업이 됐지요"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재취업·창업에 나서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살인적인 물가상승률과 7%대를 웃도는 사립대 등록금, 학원비 상승률이 주부들을 옥죄고 있다. 지난해엔 유치원 납입금마저 8.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0대 초보 엄마부터 50대 중년 주부까지 살림살이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재취업과 창업에 나선 주부들을 만났다.
▶전업주부에서 일자리 현장으로
지난 2005년 결혼한 신미영(가명·30)씨는 주부 1년차 때 POP 광고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다. 남편 직업을 따라 거제도로 이사한 후 마땅한 일을 찾을 수 없어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까지 문을 두드린 것이다. 신씨는 3개월 된 아이를 떼어두고 매주 대구로 올라와 8만원의 경비를 써가며 POP 디자인에 몰두했다. 집에서도 수시로 보채는 아이를 달래고 온몸에 묻은 물감을 닦아가며 악착같이 연습했다. 결국 그녀는 그해 POP 광고 2급 자격증을 땄고 거제시문화센터에서 특기적성강사 일을 시작했다. 최근엔 경력이 쌓여 거제 YMCA 출강과 여자정보고등학교 방과 후 특기적성과목도 가르치고 있다. 신씨는 "일을 통해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게 돼 행복하다"며 "취미든 생계든 사회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주부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섯살 난 아들의 수학을 가르치다 우연히 유아놀이수학지도자 길로 접어든 이진애(가명·34)씨 역시 만학의 길에 성공한 경우다. 이씨는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 우연히 참석했다가 놀이 수학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여성인력개발센터 문을 두드렸다. 강의를 받으면 곧장 집으로 달려가 아이에게 가르쳤다. 수학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어려워하던 아이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이씨는 현재 자격증을 딴 후 어린이 공부방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이씨는 "아이를 위하는 엄마의 잠재력이 결국은 창업의 길로 이어졌다"며 "창업이나 재취업을 두려워하는 주부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재취업·창업을 하려면
재취업이나 창업을 희망하는 주부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정보의 부족이다. 교육기관과 교육과정 등 재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제대로 구하지 못해 애를 먹는다.
전문가들은 우선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여성회관, 대학 내 평생교육원, 문화센터 등을 활용하라고 권한다. 과거 여성가장들의 생계지원에 치중했던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여성회관의 경우 최근 주부들의 달라진 취업 욕구에 맞춰 맞춤형 재취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 지원 프로그램이 많아 수강료가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강사진이 포진돼 있어 주부들의 부담감이 적다. 대학 내 평생교육원이나 백화점, 대형소매점의 문화센터는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비해선 수강료가 높은 편이지만 친목 도모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대구엔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와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회관, 4년제 대학의 평생교육원, 백화점과 대형소매점 문화센터 등을 통해 정보를 구하면 된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 대구여성개발센터 박선 관장의 '취업 조건'
"재취업이나 창업을 원하는 주부들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강좌 수강이 아닌 전문가에 의한 취업상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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