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의 별의 별이야기]동방신기, 4집 '미로틱'으로 돌아와

입력 2008-10-09 11:10:09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은 아시아의 오빠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가 1년7개월만에 4집 '미로틱(Mirotic)'을 발매하고 한국 팬들에게 돌아왔다.

공백이 길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달 21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펼친 쇼케이스에는 무려 2만명의 팬들이 몰려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한국을 넘어 일본'중국'태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전체로 영역을 확대한 '오빠'들의 귀환에 팬들은 개선장군을 맞기라도 하듯 열광했다.

오랜만에 팬들을 만나는 기쁨이 크긴 하지만 동방신기 멤버들은 나름의 마음고생이 있었다. 1년7개월만에 새 노래를 들려주는 것인 만큼 과거보다 훨씬 좋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했다.

"해외에서 선전을 하고 온 후 보여드리는 결과물이 이번 앨범이었기 때문에 압박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까 고민이 많았죠. 다행히 좀 시간이 걸렸지만 좋은 음악으로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영웅재중)

'미로틱'이라는 앨범 타이틀의 제목은 영웅재중의 아이디어로 지었다.

"'미로'는 헤어날 수 없다는 의미에서 강한 중독성이 느껴졌죠. 거기에 '틱'(-tic)이란 영어 접미사를 붙여 단어를 만들어냈어요.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가고자하는 우리의 포부가 담겨있습니다."(유노윤호)

타이틀곡 '주문-Mirotic'은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동방신기의 보컬이 특징인 노래다. 보아의 미국 데뷔곡인 '잇 유 업(Eat you up)'의 작곡팀 레미/트로일슨(Remee/Troelsen)이 작곡에 참여했다.

"일본과 유럽 등 여러 나라 작곡가들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만들어 줬습니다. 작곡자들의 의지대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봤죠."(유노윤호)

앨범에는 이밖에도 SM엔터테인먼트 출신 가수들의 히트 넘버를 작곡한 유영진과 가수 휘성 등이 참여해 스펙트럼을 넓혔다. 또 멤버 시아준수와 최강창민이 수록곡 '노을…바라보다'와 한국어 버전 '러브 인 더 아이스(Love in the Ice)'의 작사를 맡았다.

앞서 다섯손가락의 '풍선'을 리메이크해 인기를 얻은 동방신기는 이번 앨범에서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을 리메이크해 실었다. 노래는 영웅재중이 솔로로 불렀다.

"'풍선'을 통해 앞 세대와 우리 세대의 교집합을 만들었듯이 '잊혀진 계절'을 통해서도 같은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유노윤호)

많은 준비를 해서일까. 동방신기는 자신감이 넘친다. 하반기에 함께 활동을 하게 될 빅뱅이나 비와의 경쟁구도에 대해 그들은 "서로가 가진 색깔을 보여주면 음악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겠느냐"며 "우리만 열심히 하면 인기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이번에도 열심히 준비한만큼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는 그간 일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퍼플라인''뷰티풀 유'등 싱글 앨범으로 외국인 뮤지션 가운데 오리콘 주간 차트 최다 1위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결과를 얻기까지 멤버들은 피나는 노력을 했다.

"3년이나 일본에서 신인 생활을 했습니다. 일본어를 못해서 답답한 적도 많았죠. 일본어 공부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일본 음악에 관심이 갔어요.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가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잘 안나갔어요. 오로지 음악을 들려주기만 했죠. 덕분에 일본에서는 동방신기가 노래를 잘 하는 그룹으로 인정을 받게 됐어요. 어찌됐든 일본에 태극기는 꽂고 가자는 심정으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유노윤호)

한국 팬들에게는 1년 7개월만에 돌아왔지만 사실 이들은 데뷔 후 거의 쉰 적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삶을 살았다. 일본뿐 아니라 태국'중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을 하며 외연을 넓혔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동방신기는 연예 활동에 목이 마르다.

"아직 쉬고 싶지 않아요. 지금 쉬면 안 됩니다. 중국도 가야하고 태국 말레이시아도 가야해요.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으니까 그만큼 더 열심히 활동을 해야 하죠. 몸은 하나인데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아쉬운걸요."(동방신기)

아시아 팬들의 사랑을 담뿍 안고 돌아온 동방신기가 오랜만에 만난 한국 팬들의 위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가 앞선다.

◆왕비호의 독설 개그에 대해…

어느새 중견 아이돌 그룹으로 부쩍 성장한 동방신기는 자신들이 한국을 비운 동안 화제가 됐던 '왕비호' 윤형빈의 독설 개그에 여유로 응수했다. 동방신기는 윤형빈이 그간 자신들에게 쏟아냈던 독설 개그에 대해 "개그는 개그일 뿐이다"며 "그만큼 관심을 받는다는 얘기로 알아듣고 있다"고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최근 방송 대기실에서 윤형빈씨을 만났는데 계속 우리에게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는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최근에야 개그에서 우리 얘기를 한 것을 알았죠.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영웅재중)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독설개그를 펼치고 있는 윤형빈은 최근 동방신기의 컴백에 맞춰 이들에게 "동방신기 팬클럽 '카시오페아'가 80만 명인데 앨범은 10만장밖에 안 나갔다"고 독설 개그를 펼친 바 있다.

동방신기는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선주문만 30만장에 이르기 때문에 판매량은 10만장을 상회할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윤형빈은 지난 4월에도 동방신기 멤버 믹키유천을 비타유천이라고 부르며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열렬하기로 소문난 동방신기 팬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려야 했다.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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