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대추' 옛 명성 '시들'

입력 2008-10-09 06:00:00

최대 생산지 불구 주도권 타지에 뺏겨

▲ 2008년 산림산업 유공자로 산업포장을 받은 경산 임당 대추 김영식(가운데)씨가 대추를 수확하고 있다.
▲ 2008년 산림산업 유공자로 산업포장을 받은 경산 임당 대추 김영식(가운데)씨가 대추를 수확하고 있다.

전국 최대 생산량을 차지하는 '경산 대추'의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

경산 대추는 전국 최대 재래시장인 서울 경동시장에서 '대추 하면 경산 대추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마른대추로 판매될뿐 가공 제품이 개발되지 않아 경산은 대추 생산지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생산한 대추를 '돈'이 되는 제품으로 개발하는 등 활로 모색이 시급하다.

◆대추 생산은 경산에서=경산은 풍수해 등 천재지변이 거의 없고 일조량이 많아 과일 재배 적지다. 1970년대 사과 재배가 북상하면서 대체작목으로 대추를 재배한 후 임당·압량·자인·진량 지역 등 금호강변을 중심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늘고 있다.

경산 대추는 2007년 말 기준으로 1천600여 농가에서 750여ha를 재배해 전국 생산량의 40%에 육박하는 연간 3천400여t을 생산했다. 경산 대추는 또 지리적표시제 제9호 농산물로 등록되면서 다른 지역 대추와 중국산 수입 대추의 경산 대추 둔갑을 막는 장치도 확보했다.

◆대추 산업은 논산에서=충남 논산시 연산면은 1960년대부터 대추 시장이 따로 설 정도로 전국 최대의 대추 집산지이다. 연산면 신수현 부면장은 "전국 대추 생산량의 40% 정도가 연산에서 수집, 건조돼 전국으로 팔려나가고 대추값도 이 곳에서 결정된다"고 했다.

압량농협 김일동 상무는 "경산에서는 대추를 취급하는 큰 상인들이 없어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자금력을 앞세운 연산 지역의 상인들이 경산 대추의 60% 정도를 포전매매(밭떼기선매) 하면서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집된 대추는 타 지역에서 경산 대추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산 대추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는=대추는 유통망이 확보되면 생대추로도 판매가 가능하지만 현재 경산 대추의 98% 정도는 마른 대추로 유통되고 있다.

압량농협 이용우 조합장은 "비가림 시설 등을 통한 상품성을 높이고 지자체와 농협 등이 자금조성을 통해 경산 대추가 현지에서 수매·건조·보관·판매가 가능하도록 유통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대추를 넣은 빵이나 과자·음료 등 2차 상품 개발도 필요하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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