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용보증재단은 지역 소상공인들을 섬기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보증을 서준다고 해서 갑(甲)의 위치를 누려서는 안 됩니다.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사업계획서 쓰는 것도 도와줘야 합니다. 이제 한달 됐지만 취임 직후 이런 것부터 고쳐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임 한달을 맞은 대구신용보증재단 추교원(55·사진) 이사장. 그는 조직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꿨다고 했다. 실제로 신용보증재단을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최근 한달 새 전화응대부터 달라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여러분들 친절하세요'라고 얘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친절이 나오게 해야 합니다. 제가 오고나서 일단 '돈 안 드는' 사기 진작책부터 만들어봤습니다. 4년차 이상 과장은 차장으로, 팀장은 부장으로 올려 부르게 했습니다. 본부장제도도 만들었고요. 급여 인상이 이뤄지지 않고 직급만 바뀌는 것이지만 조직원들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일단 조직을 정비하고 나니 직원들의 사기도 오르고 친절이라는 개념도 확실해졌습니다."
그는 1978년 대구은행에 입사, 인사부장·영업부장을 거쳐 인사담당 부행장을 지냈다. 대구은행 근무 때 쌓은 '친절 노하우'를 새로운 조직에 접목시키고 있는 것.
"직원들의 태도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구신용보증재단에 갔더니 직원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사업계획서도 대신 써주고, 몸둘 바를 모르겠더라' 이런 고객 응대가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입소문이 나고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용기를 내 보증을 받으러 찾아옵니다. 직원들의 변화가 더 많은 보증을 이끌어내고 결국 대구의 밑바닥 경기를 살릴 수 있습니다."
그는 소상공인들의 보증기관에 와보니 바닥 경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정말 어려운 상황입니다. 도소매업, 서비스업 등은 경기 침체에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요즘 어디 잘된다는 곳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실을 우려해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만은 없습니다. 금융회사를 이용하지 못해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대구신용보증재단에서는 'New Start 2008 영세 자영업자 특례보증'을 시행 중입니다. 보증대상은 신청일 현재 사업자등록 후 3개월 이상의 소기업·소상공인으로 보증금액은 업체당 1천만원 전액보증이 됩니다. 상환조건은 1년 거치, 4년 분할상환 조건이니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달려오시면 됩니다."
그는 은행 근무 때 알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은행은 주로 기업인들 상대가 많죠. 그런데 이 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서민들입니다. 발로 뛰겠다는 의식 없이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온지 한달밖에 안 됐지만 적어도 1년 뒤에는 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새 힘을 얻었다는 소상공인들을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보겠습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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