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산삼보다도 더 좋은 보약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타자들에게 롯데 자이언츠와 맞서는 준플레이오프는 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이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우동균은 현재 삼성 타선의 감초들이자 미래의 주역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선동열 감독은 박석민이 눈앞을 지나가자 한 마디 했다. "저 녀석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는데 잘 할 수 있을까?" 이를 들은 주장 진갑용의 답변은 "2004년 한국시리즈 9차전에서 선발로 뛰었는데요." 하지만 선 감독이 "그래도 대부분은 벤치를 지켰지 않냐"고 반문하자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정규 시즌 때처럼 박석민과 최형우, 채태인이 살아야 삼성 타선은 폭발력을 갖는다. 우동균은 선발과 대타 내지 대주자 역할을 오가며 선 감독의 작전에 부응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큰 경기를 치러보지 못했다. 박석민도 '큰 물'에 잠깐 발을 담궈봤을 뿐이다. 베테랑이 많다곤 하나 선 감독의 고민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특히 올 시즌 기대 이상으로 잘 해낸 박석민(타율 0.279, 14홈런, 64타점)과 최형우(0.276, 19홈런, 71타점)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기에 더욱 부담이 크다. 하지만 이에 대해 낙천적인 박석민은 여유롭게 답했다. "긴장이요? 보너스 게임인데요, 뭐. 괜찮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이종욱, 고영민 등 두산 베어스의 젊은 타자들은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부쩍 성장했고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는 데 제몫을 톡톡히 했다. 경험이 적은 선수는 중요한 순간 긴장감 탓에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러나 내년 이후의 모습은 그 때 일이고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꺼야 하는 법.
"석민이, 형우, 태인이, 동균이 등 우리 꼬마들이 큰 경기를 치러본다는 점에서 이미 값진 소득을 얻었다"는 한대화 수석 코치도 "석민이와 형우는 배짱이 좋은 친구들이어서 잘 할 것 같지만 태인이와 동균이는 긴장하지 않을까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네 타자들에게는 첫 경기가 중요하다. 첫 경기에서 분위기를 잘 탄다면 공격력에 대한 우려는 씻어낼 수 있다는 것이 삼성 코칭스태프의 판단. 이들이 준플레이오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한다면 롯데의 강타선과 정면 대결도 해볼 만하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네 선수의 방망이에 불이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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