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칠곡군 매원초등학교

입력 2008-10-07 06:00:00

▲ 초교생이 학교에서 골프를 배우는 일은 대도시 사립학교에서도 힘들 일이지만 매원초교 학생들은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고 있다. 매원초교 제공
▲ 초교생이 학교에서 골프를 배우는 일은 대도시 사립학교에서도 힘들 일이지만 매원초교 학생들은 재미있게 골프를 즐기고 있다. 매원초교 제공

매원초등학교(교장 권혁호·경북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는 전교생이 고작 6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성교육, 골프교실, 다양한 영어교육프로그램으로 전국에서 주목받는 시골학교이다. 이 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별로 없는 가운데 20여명이 졸업해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 상황에 놓였으나 대구를 비롯한 인근 읍면에서 18명이나 전학을 와서 학교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매원초교에는 '3무(無)'로 유명하다. '왕따', '학교폭력', '욕설' 등이 없다는 것이다. 인성교육시범학교로 선정되면서 추진한 '의형제 맺기'가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교생이 의형제를 맺고 있는데, 점심도 같이 먹고 형은 동생의 숙제나 과제물 챙기는 것도 도와준다. 한 달에 한 번 같은 달 생일인 학생들에게 생일잔치도 열어준다. 케이크의 촛불 끄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형제가 생일 축하는 물론 서운했고 좋았던 점을 담은 편지를 주고, 생일인 학생은 부모님께 감사 편지를 써 낭독하기도 한다.

3년째 운영되고 있는 골프교실도 자랑거리. 4~6학년 20여명의 학생이 방과 후에 일주일에 이틀 골프연습장에서 골프수업을 받는다. 칠곡교육청으로부터 골프교실 수강료를 지원받고, 수상골프연습장인 우리마당 조선희 사장의 도움으로 학부모들에겐 경제적 부담이 없다. 오봉근 총동창회장이 골프클럽도 마련해 줬다. 이런 환경을 알고 올해엔 골프 선수가 꿈인 대구의 4학년 학생이 전학을 오기도 했다.

이 학교엔 영어교육프로그램이 4가지나 있어 전교생이 영어공부를 한다. 1, 2학년에겐 보육교실에서 정부초청 해외 영어봉사 장학생이 영어를 가르친다. 3~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교과 교사, 인근 미군부대인 캠프캐롤 자원봉사자, 외부강사 등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작은 시골학교에서 다양한 영어교육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교육과학기술부나 언론사의 취재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12월엔 EBS가 이 학교를 취재해 방송에 내 보낼 예정이라고 한다. 인성교육의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1월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골드리본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류정현 교감은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 동창회, 지역사회가 '학교 살리기'에 적극 지원하는 덕분에 학교 이름이 알려지게 됐다"며 "올해는 졸업한 선배들과 재학생들의 의형제 맺기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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