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 쓰고 인형극 관람 "재밌어요"

입력 2008-10-06 09:05:52

본사 주최 '사이언스 투어' 영덕 창수초교 전교생 참여

▲ 영덕독립운동기념관에서 어린이들이 독립투사들이 감금됐던 감방 모형에 들어가 체험활동을 벌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 영덕독립운동기념관에서 어린이들이 독립투사들이 감금됐던 감방 모형에 들어가 체험활동을 벌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 안동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여학생들이 스테레오 음향기를 통해 전통 옛노래를 들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 안동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여학생들이 스테레오 음향기를 통해 전통 옛노래를 들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지난 1일 오전, 영덕 창수면 창수초등학교 전교생 39명이 참가한 '사이언스 투어' 버스 안은 마치 수학여행처럼 들뜬 분위기였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아이들은 진실게임과 '묵찌빠' 놀이에 이어 노래를 부르며 이내 흥겨움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교생이 함께 떠나는 여행은 수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 학생 수가 적은 벽지학교여서 단체여행 자체가 쉽지않은데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불참하는 어린이도 종종 있었던 것.

첫날 일정은 안동 독립운동기념관-안동대 공동실험실습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탈춤축제장으로 이어졌다. 독립운동기념관에서 독립투사들이 일본군에게 감금당했던 감방을 체험한 어린이들은 안동대에서는 액화질소에 노출돼 냉동됐던 꺽지가 해동된 뒤 다시 살아움직이는 모습에 무척이나 신기해하는 모습들.

또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는 왕건과 견훤이 싸웠던 고창전투를 소재로 한 입체영화에 한껏 고무됐고 탈춤축제장 하회별신굿 인형극을 보면서는 많은 어린이들이 공연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마빡이 춤'을 추며 출연진과 함께 어우러졌다.

5학년 박민정양은 "처음 가본 대학교에서 여러 가지 신기한 실험도 좋았고 탈을 쓰고 인형극을 관람한 일도 좋은 추억이 됐다"며 "고향에서 멀지않은 안동이 참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오랜만에 집을 나선 아이들의 '흥분'은 숙소인 도산청소년수련원에서도 베개싸움과 노래·춤 솜씨 자랑이 계속되면서 밤이 깊도록 좀체 가라앉지 않았고 다음날 아침 식사도 모두들 금세 한 그릇씩 뚝딱 비웠다. 건강한 산골 아이들의 모습에 인솔교사들도 흐뭇한 표정들이었다.

둘째 날의 방문지는 경북도 산림과학박물관, 한국국학진흥원, 탈춤축제장 과학캠프. 각종 나무와 화석, 유교문화 유물도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었지만 역시 최고 인기는 의자가 흔들리고 물과 바람 등이 나오는 입체영화였다. 오염된 자연을 청정지역으로 바꿔 나간다는 산림박물관의 '나리와 준의 특별 모험', 예의범절을 쉽고 재미있게 다룬 국학진흥원의 애니메이션에 산골 코흘리개들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덧 1박2일의 여행일정이 끝나 영덕으로 돌아오는 길, 6학년 최은빈양이 "내년에도 한번 더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모두의 얼굴에는 아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봉수 인솔교사는 "방문 프로그램이 알차 즐겁고 유익한 일정이었다"며 "좋은 추억거리였을 뿐 아니라 앞으로 아이들이 미래의 꿈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영덕·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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