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단 공장 매물 50% 늘었다

입력 2008-10-06 09:26:21

中企대출 중단따라 투자위축…매매건수는 작년의 30% 그쳐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권이 대출을 중단하면서 지역 기업들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대구 최대 공단인 성서공단의 경우 공장 매물은 지난해에 비해 증가한 반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채산성이 악화된 가운데 은행권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면서 투자 의욕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6일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공장 매매건수는 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건)에 비해 77.3%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 중순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친 이후 매매건수는 전무한 실정이다.

관리공단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대기업의 납품단가 인하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면서 "미국발 금융위기로 돈줄이 막히면서 기업들이 공장을 확장하고 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예전엔 공장을 구입할 경우 대금의 90% 정도를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면서 "은행 금리도 8%대로 너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서공단 주변 부동산업체는 개점휴업 상태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장매매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3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공장을 구입하는 것보다 임대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다. 330㎡ 규모의 공장 한달 임대료는 180만원선이다.

성서공단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매물은 50% 정도 늘었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임대로 전환하는 기업이 지난해에 비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땅값은 보합세를 유지하는 이상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나대지의 경우 3.3㎡당 가격이 200만~210만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인근 달성공단 역시 공장매매가 지난해에 비해 20~30% 감소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지점에 연말까지 대출을 허용하지 않음에 따라 자금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더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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