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최진실을 죽음으로 몰고간 '사채업 루머'의 진원지가 여의도 증권가 정보지(찌라시)인 것으로 드러나 찌라시의 폐해가 또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사채업 루머'는 증권사 여직원 A씨(25)가 증권사 정보지에서 보고 이를 인터넷에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사채업 루머'는 최씨가 숨진 안재환에게 거액의 돈을 빌려준 뒤 이를 받지 못하자 협박을 가해 결국 안씨를 자살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다.
2005년 '연예인 X파일' 사건을 계기로 당국의 단속을 받았던 증권가 정보지가 여전히 악성 루머를 생산하고 있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증권가에 심심치 않게 돌고 있는 정보지는 주가 띄우기용 루머부터 청와대 인사 뒷배경, 재벌총수 기업 승계, 연예인 스캔들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모 그룹은 유동성 위기의 기업으로 지목돼 주가가 급락하는 고통을 겪었고 유명 가수, 유명 인사 등이 괴소문과 이혼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정보지에서 루머가 끊임없이 생산되는 것은 투자를 위해 빠른 정보를 원하는 증권가의 특성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찌라시의 파급력도 폭발적으로 커졌다. 인터넷 주식정보사이트, 투자 카페,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등 위력이 갈수록 배가되고 있다.
증권가 정보지가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여전히 수요가 존재하는데다 출처를 파악하기도, 유포를 막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노무현 정부시절 대대적인 단속이 몇차례 이뤄졌지만 증권가 정보지는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찌라시와 악성 루머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아주 높지만 현재로선 최진실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일단 최초로 소문을 유포한 자를 특정하는게 수사의 목표"라면서도 "유포한 괴담이 사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명예훼손죄의 처벌 수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나중에 별도로 수사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장 계획이 없지만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설 정보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명예훼손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에 유족 측이 진정을 거둬들일 경우에는 진위에 대한 수사는 아예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살한 최씨는 지난달 22일 매니저와 함께 서초경찰서를 찾아와 증권카페에 괴담을 게재한 이를 처벌해달라고 진정했고, 경찰은 증권사 여직원 A씨를 찾아내 명예훼손혐의로 입건 조사해왔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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