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최진실의 죽음이 자살로 결론나면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잘 알던 사람이 죽은 것 같다' '맥이 빠진다'는 등 반응에서부터 모방 자살이 우려된다는 반응까지, 최씨의 죽음이 던진 충격의 강도는 그만큼 크다.
2007년 한 해 동안에만 우리나라에서는 하루 평균 33.3명(연간 1만2천17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7년만 해도 사망원인 중 8위를 차지했던 자살은 지난해부터 4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특히 20, 30대는 자살로 인한 사망이 1위(20대 38.6%, 30대 25.8%)로 압도적이 됐고, 40대도 2위(12.1%)를 차지했다. 자살률(10만명당 27.4명)이 교통사고 사망률(19.12명)보다 훨씬 높은 것은 이제 더이상 방치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자살 공화국'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사회적 관심과 예방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곽호순 신경정신병원 원장은 "최진실의 경우에는 최근 쏟아지는 악성 루머들이 그가 살아왔던 가치관을 일거에 무너뜨리며 혼란상태로 몰아넣어 자살을 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최씨에게 전문적인 상담 등의 적절한 조치만 있었더라도 위험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공인의 입장인 그로서는 그마저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회복지사 박모(43)씨는 "자살은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없으며 또다른 자살 인자를 만들어 낼 뿐"이라며 한 사례를 소개했다. 경제적 위기로 아이들을 보육원에 맡기는 것조차 여의치 않자 일가족 동반자살을 택하려 했던 K(42)씨. 사회복지사들이 나서서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줬고 결국 K씨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 박씨는 "만약 그때 K씨가 자살을 택했다면 그의 자녀들은 사회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면서 역시 자살 위험에 방치됐을 것"이라며 "자살이 그 자신에게는 끝일지 몰라도 그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고통의 시작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년간 상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는 조모(51)씨는 "자살을 언급하는 행동은 정말 간절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호소"라고 강조했다. 상담원 활동을 하다보면 차분히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동조해주기만 해도 결국에는 자살 의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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