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대구가톨릭대병원 박기영 교수

입력 2008-10-02 13:43:33

근골격계'신경재활 치료에 초음파 효능 개척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박기영 교수는 '재활의학'보다 '초음파'로 더 유명하다.

박 교수의 전공분야는 재활의학 가운데서도 근골격계나 뇌졸중 치료지만 지난 10년간 재활의학 질환 진단에서 초음파 검사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에 매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박 교수의 초음파검사 연구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2004년부터였다. 이때 발표한 '팔꿈치 척골신경압박(팔꿈치 터널증후군)에서 전기진단 및 초음파 소견'이라는 논문이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재활의학 교과서로 통하는 ''Physical Medicine & Rehabilitation'(물리의학과 재활) 2006년판에 소개된 것.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1년간은 재활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잡지 가운데 하나인 'Journal of Rehabiliation Medicine'(재활의학저널)를 비롯해 세계 재활의학분야 최상위 주요 잡지 3곳에 '임상적 내측 상과염(골프엘보우)에 있어 초음파의 가치', '무릎연골 파열 진단에 있어 자기공명영상촬영과 초음파 검사의 비교', '뇌졸중 후 편마비 환자에서 어깨 부분탈구의 초음파 측정'이라는 논문을 차례로 게재하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연구성과를 인정받은 박 교수는 세계 3대 인명사전의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 2009년판에 등재될 예정.

박 교수의 초음파 검사 연구는 그야말로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재활의학을 전공한 의사가 초음파에 대해 뭘 알겠어요. 예전 계명대동산의료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을 뒤쫓아 무조건 초음파검사를 지켜봤죠.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잖아요. 그렇게 3년을 매달리고 해부학적 구조까지 따로 공부하다 보니까 정말 없던 기술이 생기더군요."

박 교수가 초음파검사 연구에 매달린 까닭은 근골격계나 다양한 신경 재활치료에서의 초음파검사가 방사선 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검사(MRI)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초음파검사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고, 움직이는 동안 동적영상을 얻을 수 있는데다 비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며 "무엇보다 병의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 그에 맞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재활의학에서 초음파검사의 독보적 권위를 개척한 박 교수는 동양과 서양 의학의 '만남'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재활의학은 서양의학의 한 분야이지만 질병 그 자체보다 기능에 관심을 가진다는 점에서 한의학을 비롯한 동양의학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동양의학처럼 단순히 병이 좋아지는 것보다 기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더 따집니다. 가령 어깨 신경에 손상을 입어 움직이지 못한다면 어떻게 다시 어깨를 움직이게 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박 교수는 재활의학분야 못지않게 한의학, 동양의학 공부에도 열심이었고, 2006년부터 올해 초까지 3년간은 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병원으로 재활의학 및 통합의학 연수까지 다녀왔다. 앞으로 그의 꿈은 동양과 서양의학을 망라하는 통합의료센터를 설립해 근골격계, 뇌신경 질환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환자에게 동서양 통합 의료서비스를 펼치는 것.

"서양의학이 장기, 질병 중심이라면 한의학은 사람, 기능 중심이고, 세부적인 서양의학과 포괄적인 한의학이 만나면 보다 질 높은 의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1989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98년부터 2007년까지 계명대동산의료원 재활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대구가톨릭대병원으로 옮겨 온 박 교수는 "대구 재활의학과 1세대로서 초창기땐 고생도 많았다"며 "그러나 이젠 대구 환자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에서도 찾을 만큼 대구의 재활의학 수준이 성장했다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프로필

△1989년 연세대 의대 졸업 △98년 연세대의대 의학박사 △98~2007년 계명대 의대 교수 △2003~2006년 대한신경근골격연구회 회장 △2004~2006년 대한재활의학회 이사 △2006~2008년 미국노스캐롤라이나대학병원 연수(재활'통합의학) △2007년~현재 대구가톨릭대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겸 주임교수 △현 대구동서의학센터 진료부장 △대한재활의학회'미국재활의학회'세계재활의학회 정회원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