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봉화 국도 조기확장 약속 대통령께 감사'
정부가 최근 발표한 '광역경제권 30대 선도 프로젝트'와 관련, 소외감을 느낀 울진군민들이 '졸속행정'이라며 크게 반발(본지 9월 19·25일자 보도)하고 있는 가운데 울진군이 청년회 등 지역 사회단체들의 명의를 무단 도용한 축하 플래카드를 대거 내건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말썽이 되고 있다.
울진 주민들에 따르면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강석호 의원이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12일 울진군청 등을 방문, "대통령께서 (현재 공사 중인) 봉화~울진을 잇는 국도 36호선을 임기내 완공시켜주기로 약속했다"는 요지의 의정활동 관련 발언 후 울진군이 울진 남부 IC 등 군내 주요 거리마다 10개 읍면 청년회와 번영회 등 사회단체 명의로 '경축,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 조기완공 약속'이라고 쓰인 플래카드 40여개를 내걸었다.
또 군은 16일 이 현수막을 느닷없이 모두 철거하고 같은 자리에 다시 이들 사회단체와 면민들 명의로 '이명박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대통령 임기 내 36번국도 조기 개통'이라는 유사 내용의 플래카드 40여개를 붙였다.
이에 대해 평해읍과 후포·기성면 청년회 등 일부 사회단체들이 자신들의 명의로 내걸린 플래카드를 떼내는가 하면 군청과 읍면 사무소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청년 회원은 "지난해 군민들이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 예산에 보태라며 동전 모으기 운동까지 전개하면서 4차로 조기 착공을 요청한 36호선 사업을 군민들의 염원과는 달리 2차로로 건설하고, 더 나아가 울산~속초를 잇는 남북 7축 계획은 울진 구간(영덕∼울진∼삼척)만 제외되는 홀대를 받았는데 무슨 경축이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청년회원은 "울진군이 아무리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고 치적을 홍보해 주더라도 무려 500만원이 넘는 군민의 혈세를, 그것도 마치 사회단체가 자발적으로 내건 것처럼 명의 도용까지 해가며 거짓으로 꾸미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선거 때 도로문제만큼은 확실히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치던 국회의원은 그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국회의원 의정 활동 내용을 군민들에게 알리는 차원에서 플래카드를 내건 것이지 국회의원과는 무관하다"면서 "사회단체 명의사용 부분은 추석 연휴가 끼여 이들 단체들에게 협조공문을 보낼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며 플래카드를 다시 제작한 것은 '대통령 약속'이라는 부분이 다소 부담스러워 수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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