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돋보기] 괌, 뱀으로 조류 7종·도마뱀 5종 '멸종'

입력 2008-09-30 06:00:00

KBS1TV 1일 오후 10시 환경스페셜

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서태평양의 마리아나 군도. 그 중 최남단에 위치한 섬, 괌. 원래 이곳에서는 뱀이 없었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 이후 갈색나무뱀이 짐 속에 우연히 묻어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괌 생태계가 교란됐다.

날지 못하는 괌 뜸부기를 비롯해 18종의 토착 조류 중 7종이 멸종되고, 5종의 토착 도마뱀 역시 지역에 따라 멸종되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나무타기를 즐기는 갈색나무뱀이 전신주를 타기 시작해 대규모 정전사태까지 발생해 연간 수백만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속출했다.

KBS1TV 환경스페셜은 '괌, 새소리는 어디로 갔나'를 10월 1일 오후 10시 방송한다.

미 농림부는 괌에 40만개의 뱀 덫을 설치했다. 최근 뱀 덫만큼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곤충 덫이다. 갈색나무뱀으로 새가 줄자 이들이 먹이로 삼던 곤충들이 급격히 증가, 농작물의 피해로 이어졌다.

갈색나무뱀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파악한 미국 정부는 2005년에서 2010년까지 매년 1천8백만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고, 부시 대통령은 '갈색나무뱀 통제법안'에 서명했다. 괌의 공항, 항구 등에서 갈색나무뱀이 인근 섬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색과 박멸을 요구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섬의 생태계는 외부의 공격에 대단히 취약하다. 근대화와 전쟁이라는 문명접촉을 통해 유입된 외래종은 괌 고유의 생태계에 치명적인 재앙을 가져오고 있다. 외래종의 침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세계가 당면한 환경문제의 하나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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