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광 없는 김천에 웬 '노다지축제'?

입력 2008-09-19 09:06:13

김천을 대표하는 축제를 개발하기 위한 조사연구용역을 맡은 대학 연구소가 금광(金鑛)이 없는 김천에 '금이 샘솟는 김천, 금빛세상으로의 초대'를 주제로 '김천노다지축제'라는 용역중간보고서를 제출해 지역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연구용역을 담당한 정강환 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장은 17일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용역 중간보고회와 토론회에서 쇠금(金), 샘천(泉)의 지명과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에 금광이 3개 있었던 지역 특성에 착안해 금을 이용한 노다지축제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그는 축제에 참여하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강변공원에서 유료로 '금찾기'와 직지천의 사금채취 등 금을 이용한 10여가지 내용으로 5월에 3일간 행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축제기간 중 주차장으로 활용될 문화예술회관에서 강변공원까지(1.5㎞)는 황금마차를 운영하거나 도금을 한 대형버스로 관광객을 수송한다는 것. 김천을 통과하는 상·하행선 열차도 도금해 축제 분위기를 전국으로 고조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토론회 패널로 참여한 강인술 김천시의원은 "현재 금광이 없는 김천 실정으로 볼 때 금축제를 하려면 외지에서 고가의 금을 구입할 수밖에 없고 금 모조품을 활용하면 결국 관광객을 우롱하는 것으로 다시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문화예술인사는 "대표축제는 기본적으로 자연과 인간의 만남의 장이 되어야 한다. 금광은 물론 금세공품 공장 하나 없는 김천에서 자연과 연계되지 않는 노다지축제는 사행성만 조장할 뿐"이라며 비판했다. 다른 지역 인사들도 "가뜩이나 서민경제가 어려운데 부(富)의 상징인 금축제는 시민 위화감만 조성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석성대 김천시 새마을문화관광과장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다음달 최종 용역결과를 보고 시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표축제 연구용역은 두 차례에 걸친 유찰로 배재대 관광이벤트연구소가 4천200만원에 수의계약으로 체결했다.

김천·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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