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신나고 즐거워요. 아기랑 온 가족이 함께 가을 여행을 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해요. 좀더 많은 한국문화를 배우고 돌아 올게요."
3년 전 베트남 빠글레오의 친정마을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한국으로 시집온 트란트 이엉아(24·안동 풍천면 구담리)씨는 18일 이른 아침부터 신혼여행에 가져갈 옷가지를 챙기면서 설렘과 들뜬 기분이었다. 한국에서 결혼식은 고사하고 그동안 남편과 여행 한번 가지 못했는데 이날 이틀 일정으로 신혼여행에 나선 것이다.
이엉아씨와 사정이 비슷한 12쌍의 안동 지역 다문화가정이 안동병원 사회사업단과 안동종합사회복지관, 안동다문화가족후원회 등의 도움으로 뒤늦은 신혼여행길에 올랐다. 이들은 대부분 결혼 1~4년차로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첫날 대관령 양떼목장과 정동진 하슬러 아트월드, 모래시계공원 등을 둘러보고 '최강부부를 찾아라', '둘만의 약속' 등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강릉 오죽헌을 관광하면서 한국 어머니의 위대함과 가족 지킴이로서의 어머니의 위치, 중요성 등을 배운다. 강릉 참소리박물관과 봉평 허브나라 등을 다니면서 한국 며느리로서 가족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된다.
성숙현(안동시의원) 다문화가족후원회장은 "다문화가정이 이제는 한국 가족문화로 자리잡고 있다"며 "이들이 안정된 가정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안동병원 사회사업단 권부옥 단장은 "다문화가정은 부부간의 언어와 문화적·정서적 어려움으로 소외감, 차별감 등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신혼여행 행사를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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