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재무진단] 개인병원 운영 30대, 상가 구입할까 말까

입력 2008-09-19 06:00:00

Q. 요즘은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 더욱 공격적인 재테크를 하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이 돈에 더욱 민감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홍석(39·가명)씨도 적잖은 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자신의 '재테크 약점'을 고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까지 병원 개원을 할 때 받은 대출금을 갚느라 저축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대출금 상환도 끝나 본격적으로 저축을 하고자 합니다. 5년 뒤에는 목돈을 만들어 상가를 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상가를 구입해야할까요? 그 이후에는 어떻게 재테크를 해나가야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박씨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A.

◆병원 임대료 줄이려는 계획은 좋다

박씨는 자가 병원이 아니라 임대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임대료도 만만치 않아 아예 상가를 구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5억 ~6억원 정도의 상가를 구입할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지금부터 상가를 구입할 돈을 모으는데 주력하고 싶어한다.

박씨의 금융자산은 정기예금 2천만원과 보통예금 3천만원. 이중 정기예금 2천만원은 1년 후 사용할 예정이므로 그대로 두면 된다. 그러나 보통예금 3천만원 중 1천만원은 예비자금으로 남겨놓고, 2천만원을 펀드로 굴려 연 10%의 수익률을 올린다면 5년 후에는 3천300만원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매월 350만원씩 적립식펀드로 연 10%의 수익률로 굴린다면 5년 후에는 목돈 약 2억7천만원을 모을 수 있어 합계 약 3억원을 준비할 수 있다.

5억원 정도의 상가를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2억원 정도의 대출이 필요하다. 대출금리 7%를 가정하면 매월 대출이자로 117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 정도의 대출이자는 박씨의 월 소득을 감안하면 무리한 부담이 아니다.

상가를 구입할 경우 혹시 있을지도 모를 공실이 문제가 되지만 박씨의 경우 2층은 직접 병원으로 사용을 하고 1층은 약국으로 쉽게 임대할 수 있어 유리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박씨처럼 직접 일부를 사용할 목적으로 상가를 구입할 경우 매월 임대료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대 걱정도 덜게 되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가지 재무목표에만 매달리지 마라

우선 보통예금에 들어있는 3천만원 중 2천만원은 장기투자를 하고 나머지 1천만원은 보통예금에서 인출, CMA로 옮겨라. 단 하루를 맡기더라도 수익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CMA는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보통예금보다 훨씬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예비자금을 넣어두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박씨는 지금까지 대출금을 갚는데 주력해와 다른 금융상품은 뒷전이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부분 사람들이 대출금이 있으면 다른 저축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는 한가지 재무목표에 올인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종자돈 마련, 자녀교육자금 마련, 노후자금 마련 등을 동시에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동시에 저축을 하되 당장 급한 상가 구입을 위한 종자돈 마련에 투자 비중을 높이는 방법으로 저축 계획을 수립하면 된다. 지금까지 대출금을 갚느라 소홀히 한 보장성보험도 가입,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종자돈 마련은 적립식펀드를 활용하라

종자돈 마련에는 적립식펀드가 제격이다.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과 9월 위기설 때문에 펀드투자를 주저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특히 기존의 펀드 투자자들은 손실 폭이 커져 고민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박씨가 적립식펀드를 시작하기에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는 셈이다. 매월 저축식으로 투자를 하는 적립식펀드는 시간에 대한 분산투자 효과로 지금처럼 불안한 주식시장에 대응하기 좋은 투자방식이다.

존 템플턴은 지금처럼 '비관이 최고조에 달할 때 투자를 하라'고 했다. 박씨도 종자돈 마련을 위한 350만원은 정기적금보다는 적립식펀드를 통해 정기적금의 2, 3배 정도 수익을 올려야 한다. 5년 후 목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씨는 장기투자가 가능하므로 단기적인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느긋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특정 테마나 유행에 휩쓸리지 말고 국가별, 스타일별로 잘 분산된 펀드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

◆빨리 시작하는 것이 그만큼 유리하다

흔히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베이비 부머들은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 자식으로부터 봉양을 받지 못하는 마지막 세대로 불린다. 저금리 고령화 시대를 맞은 샌드위치 세대의 절박한 세태를 표현한 말이다. 전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가 베이비 부머들에게는 커다란 은퇴 충격으로 다가갈 것이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리로 돈을 굴리려면 충분한 시간 확보가 중요하다. 지금부터 시작하라.

55세에 은퇴하여 매월 200만원의 노후생활비를 사용하기를 원하는 박씨의 노후 필요자금은 약 10억원(물가상승률 3%, 은퇴 후 연 수익률 6%)이 필요하다. 박씨가 변액유니버셜보험에 50만원과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연금펀드에 25만원(연 수익률 10% 가정)을 10년 동안 납입하면 은퇴 시점인 55세에 약 2억2천만원 정도를 준비할 수 있다. 이 돈으로 은퇴를 준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박씨는 상가 구입을 한 후부터는 노후준비에 더 주력할 것을 권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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