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계약 잘못 예측…석유공사 1천억 날려"

입력 2008-09-18 10:08:41

지식경제부와 한국석유공사가 유가 예측을 잘못, 비축유를 제때 구입하지 않는 바람에 1천억원 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은 17일 국회 지식경제위 전체회의에서 "석유공사가 지난해 12월 초 비축유로 유럽산 원유 350만 배럴 구입 계약을 하면서 유가 하락 전망을 이유로 구매가격을 정하지 않고 물량과 시기만 정하는 '물량계약'을 했고, 이후 유가가 급등해 거액 손실을 보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석유공사는 계약 당시 유가가 당초 예측보다 4달러 비싼 배럴당 69달러를 기록하자 가격을 정하지 않는 물량계약만 했다"며 "물량계약만 한 후 지금까지 9개월 가까이 방치하는 바람에 계약당시보다 30달러 이상 비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어 1천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석유공사가 2007년 석유비축사업 예산으로 2천242억원을 지경부로부터 받았지만 회계연도가 거의 끝나가는 연말 뒤늦게 계약에 나섰고 그나마 물량계약만 하는 바람에 손해를 보게 됐다"며 "예산회계법에 따라 지난해 집행해야 할 예산을 정상 집행했다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윤호 지경부 장관은 "비축유 구입 예산 지원과 구입 시점 시차가 많이 나서 그런 문제가 생겼다"며 "앞으로 시차를 단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 유가는 예상보다 비싼 80달러 후반이었고 당시 모든 관계기관에서 유가하락을 전망했다"면서 "가격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구입계약을 체결하면서 돈을 지불해야 되는 물량 인도는 나중에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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