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핵심 경쟁력 '태양광·연료전지'

입력 2008-09-18 08:49:20

[신재생에너지 대구경북이 최강자] (중)태양광·연료전지는 핵심경쟁력

▲ 이달 4일 포항 포스코 연료전지 BOP 공장과 함께 준공될
▲ 이달 4일 포항 포스코 연료전지 BOP 공장과 함께 준공될 '연료전지 홍보관'. 연료전지 산업화의 지역 교두보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포스코파워 제공

지난 20여년간 지역사회를 부흥시킬 크고 작은 기회들을 안타깝게(?) 놓쳐버린 대구경북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국가비전으로 또다시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과거의 경우가 그랬듯이, 지금의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테크놀로지 '붐'도 저절로 지역사회를 번영과 희망의 도시로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밝은 내일은 우리 지역이 치열한 국내외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만큼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로 제한된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을 바꾸는 일은 절박하다.

◆드러나는 태양광 산업벨트 명암=현재 태양광발전의 세계시장 규모는 37억달러. 연평균 38.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10년에는 두배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미국, 독일, 일본이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전체 발전량의 0.003%). 선진국 기술의 50~80% 수준으로 기술기반이 취약하고, 국산화율은 겨우 12%에 불과하다. 게다가 소재, 전지, 전력기기, 설치서비스 4개 부문 중 설치서비스 부문에만 집중돼 있다. 태양광 보급에만 치중하다가는 선진국들에게 시장의 대부분을 내주는 꼴이 된다.

태양광발전 관련 산업을 국가전략적으로 육성하는데 대구경북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 실리콘을 원료로 하는 태양광발전 관련 산업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과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대구경북에는 LG전자, LG실트론, 미리넷솔라, 세한에너지, 대구에너지환경, 신태양에너지, 우신솔라테크, 솔라리스, 쏠라하트, 솔라시티, 포철산기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나노 등 유사관련산업이 발달해 있다. 국내에서 가장 빨리 폴리실리콘에서 모듈에 이르기까지 태양광발전 관련 일괄생산라인을 구축해서 국내 보급은 물론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요충지인 셈이다.

게다가 경북대, 영남대, 포스텍 등 50개가 넘는 지역대학이 있어 전문인력 확보와 양성이 쉽다.

삼성이 김천 태양광발전단지를 기반으로 태양광 관련산업을 본격화하고 STX에너지, 미리넷솔라, 세미머티리얼즈, 에너지소스, 독일 이퓨론, 웅진폴리실리콘 등이 대구경북에 태양광 관련 소재·부품·모듈의 생산기반을 두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는 "핵심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이 대구경북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실"이라면서 "이 같은 에너지 기업들의 지역 유치를 더욱 원활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튼튼한 태양광 산업벨트를 구축하는 데 정책적 관심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가는 연료전지 산업=이달 4일 포항시 죽천리 현지에서 포스코 발전용 연료전지설비 제조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아시아 최초이면서 세계 최대 규모(50㎿)다.

이번에 준공된 BOP(Balance Of Plants·가스에서 수소를 확보해 연료를 공급하고, 직류를 교류로 전환하는 주변장치·전체의 50% 차지)에 이어 스택공장(Stack·수소에서 직류 전기를 얻는 장치·셀로 구성됨)은 내년에, 셀(Cell)공장은 2012년쯤 착공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의 연료전지 분야 미래를 더욱 밝게 하는 것은 구미에 투자를 확정한 엑손모빌과 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회사, 일렉트로바야(캐나다) 등 글로벌기업들. 엑손모빌은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전해질막과 고분자분리막을, 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법인은 2차전지용 탄소소재를, 일렉트로바야는 차세대 배터리 제조 및 R&D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휴대용 연료전지 산업을 주도할 기반이 확실히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또 대구~경산~영천~경주로 이어지는 자동차부품산업 기반을 활용한 수송용 연료전지 분야의 산업화 역시 지역산업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안 박사(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사업단장)는 "아직 경제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휴대용·가정용·상업용·수송용(자동차연료)·발전용 등 무궁무진한 연료전지의 활용 가능성 때문에 대기업 치고 연료전지 개발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기업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기획탐사팀=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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