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들여다 보기] 조강지처클럽

입력 2008-09-18 06:00:00

대단한 반전 숨은 엔딩?

조강지처. '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을 같이 한 아내'를 말한다. 그래서 예부터 '조강지처(糟糠之妻)는 불하당(不下堂)'이라고 해서, 함께 고생해 온 아내를 집 밖으로 내쫓거나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그럼에도 조강지처를 내쫓거나 배신했을 땐 어떤 사단이 벌어지는 걸까.

다음달 5일 104회로 막을 내리는 SBS주말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은 바로 이런 조강지처와 조강지부(糟糠之夫)의 삶을 극 줄거리로 엮어냄으로써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과 반감을 동시에 끌어내고 있다. 현재 막바지 결론으로 치닫고 있는 '조강지처클럽'은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극이 진행될수록 평균 20~30%대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남녀든 부부든 모든 인간관계가 한쪽만 희생하고 양보해서는 오래가지 못 한다'는 본래의 기획의도를 충분히 살려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선장수를 하며 의대공부를 시켰던 한복수(김혜선 분)를 두고 더 나은 조건의 여자를 찾아 헤매기만 하던 이기적(오대규 분)의 이기심이 자초한 몰락, 조기유학을 위해 처자식의 짐수레가 됐던 길억(손현주 분)이 병마와 자살의 아픔을 딛고 한복수와의 새로운 사랑을 찾아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미려는 순간 찾아온 전 부인 정나미(변정민 분)의 임신과 출산등이 인기의 주된 동력이 되어왔다.

하지만 극이 중'종반을 넘어서면서 새로 얻은 사랑과 태어난 아기에 대한 책임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길억의 모습과 요사이 들어 뭔가 '복수'칼날이 무뎌진 것 같은 한복수의 우유부단성이 긴장감을 느슨하게 만들면서 극의 인기만큼이나 안티 팬들도 적지 않다.

안티 팬들은 무엇보다도 드라마의 구성과 내용을 너무 질질 끄는 데 짜증을 낸다. 터무니없이 길게 늘인 길억과 한복수의 러브라인이라든지, '정나미' 떨어질 만큼 뻔뻔스런 정나미의 현실감이 부족한 등장, 여기에 바람둥이면서 뭇 여성들에게 '웬수'로 비쳐지는 한원수의 광기에 가까운 오버액션은 초기엔 극적 재미요소로 작용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식상함을 준다는 지적이다.

'조강지처클럽'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의견코너의 한 네티즌은 "원수가 호되게 당하는 장면은 언제 나오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9월초 방영분에서 한원수가 나화신(오현경 분)과 모지란(김희정 분)에게 링에서 호되게 당하는 장면이 연출되었으나 현실감보다는 일회적인 코믹장면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 '조강지처클럽'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내내 조강지처나 조강지부의 통쾌하고 시원한 반전을 전제로 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 역시 그 반전의 시기와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배제할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11일에 열렸던 종방 쫑파티에서 '조강지처클럽'의 손정현 PD는 "결말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해피하게 끝난다. 걱정하듯 보수적으로 가지는 않았다"면서 "대단한 반전이 엔딩 부분에 있다"고 밝혔다.

짐작할 수 있는 반전 중 하나가 나화신의 변신일 것으로 짐작된다. 연하남의 지독한 사랑고백과 청혼을 물리치고 홀로서기에 나선 나화신이 현재의 생활대로 승승장구한다면 그녀는 의류계에서 성공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번 '조강지처클럽'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사람이 나화신, 아니 탤런트 오현경씨이다. 과거 불미스러웠던 일로 오씨는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고 늘 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녔다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모자도 벗고 사람들에게 인사도 마음대로 한다는 후문이다.

젊어서 양순하기만 했을 성 싶은 안양순(김해숙 분)과 한심한, 복분자(이미영 분), 이들 3자의 한지붕살이는 또 어떤 결말로 끝날까. 해답은 마지막 104편에서 확인될 것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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