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무산에 따른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진퇴를 두고 계파간 대립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16일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친이계 의원들 홍 원내대표의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고 나서자 친박계 의원들은 이에 맞서 홍 원내대표 옹호에 나섰다.
이에 따라 홍 원내대표 진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계파간 대결양상을 띠면서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의총이 열리기 전까지는 당내 분위기는 홍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쪽으로 분위기가 잡혔다. 그러나 의원총회가 열리자 사퇴론과 옹호론이 팽팽히 맞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 가운데 8명이 사퇴 반대를, 7명이 찬성을, 1명이 중립적인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기, 이정현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은 "약간의 실수가 있었던 것은 인정하지만 힘을 실어줘야 한다. 원내 사령탑이 정기국회 기간에 바뀌는 건 옳지 않다"며 유임론에 힘을 실었다. 박종희 의원은 "지금 사퇴하면 원내대표를 새로 뽑아야 하고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텐데 누가 책임지느냐"며 현실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친이재오계를 비롯해 수도권의 친이 의원들은 일제히 홍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공성진 최고위원을 비롯해 재선의 정두언, 진수희, 초선의 권택기, 김용태, 정태근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친이계는 홍 원내대표 체제로는 이번 정기국회내 '이명박 개혁'을 완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홍준표 흔들기가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 정치복귀를 염두에 둔 활동공간 확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들은 의총에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흠집이 난 지도력이 오래 가지 않는다. 한나라당에 심각한 문제가 있고, 소통에 문제가 있고, 누군가 책임을 져야한다"며 홍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17일 "이재오계가 전부 나선 듯 했다"며 "나를 흔들어 이 전 의원이 활동할 공간을 만들어보려는 듯 한데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런 가운데 친이계 의원들이 홍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는 또 다른 배경으로 청와대 맹형규 정무수석과 정두언 의원 등이 홍 원내대표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맹 수석이 이중플레이를 할 리는 없다"며 이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