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기업들, 대구경북 대형 투자선언 줄이어

입력 2008-09-17 09:37:11

[신재생에너지 대구경북이 최강자] (상)몰리는 에너지기업

대구경북 경제권의 신성장 선도산업 분야로 잠정발표된 '에너지' 분야를, 호남권의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차별화하면서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지역발전의 디딤돌로 삼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핵심 대기업 유치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허증수 사단법인 기후변화·에너지대책포럼 대표(경북대 교수)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기후변화라는 범지구적 문제에다, 고유가·자원부족이 맞물리면서 세계는 엄청난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이런 전환기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국가와 지역사회, 기업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선정에서 대경권이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따내야 하는 당위성을 살펴본다.

◆떠오르는 경북=지난달 중순 (주)에너지소스는 2011년까지 포항 북구 청하면 일대 49만6천㎡ 부지에 5천억원을 투자,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부품인 '폴리실리콘 및 모듈조립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산업용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다른 지역의 유혹(?)을 뿌리치고 포항을 선택한 것은 향후 사업확장 및 R&D(연구개발)에 포항이 더 유리하다는 장기적 판단 때문이었다.

포항에서는 또 이번 달 4일 포스코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50㎿·21만4천500㎡)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했다. 서한ENP는 경주에 3천200억원을 투자해 풍력발전분야 단조 및 제강, 그리고 선박엔진을 생산하기로 했다.

또 경북 북부 및 동해안을 따라 일본 오릭스사, 한국중부발전, 독일 이퓨론사 등 국내외 대형업체들이 태양광 및 풍력발전 단지와 에너지관련 부품·소재 분야 투자를 잇따라 선언했다. 일부는 벌써 착공에 들어갔다.

최근 특히 주목을 받는 곳은 구미와 김천이다. 구미에는 솔라셀 및 솔라모듈 생산(STX에너지), 2차전지용 탄소소재(GS칼텍스+신일본석유 합작), 리튬이온전지용 분리막(엑손모빌), 차세대 배터리 제조 및 R&D(캐나다 일렉트로바야사)와 같이 에너지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 부품·소재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입주하고 있다.

구미에 기반을 둔 국내 대기업도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LG실트론, LG마이크론,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LG계열사들은 그룹의 태양광 에너지사업 진출에 따라 태양전지 셀과 모듈을 생산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천의 경우는 태양광발전(삼성에버랜드)이나 열병합발전(코오롱/STX에너지), 풍력발전(김천풍력발전) 등 발전업체들이 주로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 푸어란드사와 DMS, 에너지환경연구소(대구)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24만㎡ 규모의 풍력발전소 제조시설단지가 들어서면 국내 풍력발전기 제조의 선두지역이 될 수 있다. 이웃한 문경에는 풍력발전설비 부품을 제조하는 케이디컴 문경공장이 33만㎡ 규모의 풍력발전설비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준비된 대구=대구의 대표적 에너지기업은 대성그룹과 미리넷솔라이다.

향토기업 대성그룹은 방천동 쓰레기매립장 메탄가스의 에너지화사업 및 태양광 사업 등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 올해 2월부터 태양전지를 생산 중인 미리넷솔라는 내년 9월까지 8천만달러(호주 맥쿼리그룹 6천만달러 유치)를 투자하고, 2010년까지 1천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생산 규모를 3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미리넷솔라의 연매출은 8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대구는 일찍부터 '친환경 그린도시'를 지향해 왔다. 2001년 국내 최초로 솔라시티 사업에 공식 참여했고, 2004년에는 '제1회 대한민국 그린에너지엑스포'를 개최했다.

국내 최초의 세계 우수전시회로 뽑힌 그린에너지엑스포는 올해 듀폰, 지멘스, 샤프, 큐셀, 썬파워 등 세계적 에너지 분야 다국적기업들이 참가했고, 향후 3년 내 세계 5대 전시회(1천부스 이상)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관련 기업의 경북 유치는 대구 산업구조 개편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의 보급과 확산, 컨설팅 및 R&D형 에너지기업의 유치·육성, 탄소거래소 유치, R&D 인력 양성 등은 대도시인 대구에 더욱 적합한 분야"라고 말했다.

기획탐사팀=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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