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동산의 김원숭이' 호평…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학과 제작팀

입력 2008-09-17 08:28:44

▲ 최민규(왼쪽), 김정환(오른쪽) 교수와 학생들이
▲ 최민규(왼쪽), 김정환(오른쪽) 교수와 학생들이 '무지개동산의 김원숭이'를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다.

"지역에서 풀 HD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것은 극히 드문 경우이죠."

애니메이션 '무지개동산의 김원숭이'로 지난 4일 광주에서 열린 문화창의 산업전에서 호평을 받은 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학과 제작팀을 만났다. '무지개동산의 김원숭이'는 김정환(39), 최민규(35) 교수를 비롯해 8명의 학생이 70일간의 여름방학을 쏟아 부어 만든 작품이다. 인형극 연출가 이민호씨의 '호빵아저씨'를 원작으로 정의롭고 똑똑한 주인공 김원숭이와 동물친구들이 7개의 무지개 모자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김 교수는 "매년 졸업작품전을 여는데, 학생들의 좋은 작품이 단발성으로 사그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아예 작정하고 상업적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했다. 기존의 애니메이션과 달리 시청자인 아이들과 직접 대화하듯 인형극 요소를 집어넣은 것이 특징이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기 위해 어린이집을 실무조사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인형극의 특성에 상상력과 학생들의 개성이 담긴 작품"이라며 "비주얼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직접 구입하겠다는 제안도 받았다"고 했다. 이번에 공개된 것이 11분짜리 파일럿 필름. 김 교수는 "앞으로 20여 편의 에피소드로 제작돼 판매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TCN 대구방송과 산학연계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산학컨소시엄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캐릭터에서부터 스토리, 작화 등 애니메이션 제작 전 과정을 지도교수들과 재학생들이 함께 진행했다는 점에서 관련 업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비는 총 3천만원 정도. 방송용 애니메이션으로는 저예산이다. 그러나 전편이 제작되면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영상 애니메이션 인프라가 서울 중심"이라며 "지역에서도 기업과 대학이 협력만 하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평했다. 이번을 계기로 대구대는 산학프로젝트 지원실을 만들었으며, 곧 단독 사업체도 등록할 예정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이미 전문적인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학생들도 "서로의 아이디어를 조율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상업 애니메이션의 토대를 경험한 것 같다"(이무훈·3학년), "각자의 개성을 모아 한목소리를 내듯 작품에 모아낸 것이 흥미로웠다"(이형진·3학년)며 고무된 표정이다.

앞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영회도 개최하고, 투니버스 등 애니메이션 채널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학과가 곧 기업이다'는 모토를 실증한 것이다.

김 교수는 "지역의 애니메이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타 학교와 협력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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