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정의 별의별 이야기]황보

입력 2008-09-11 14:02:26

털털하고 와일드한 그녀? "마음 여린 여자랍니다"

'황부인'황보(28)가 최근 1년 반 만에 디지털 싱글 앨범 '기프트 포 힘(Gift For Him)'을 내고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다. 가수 활동에 앞서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로 먼저 팬들에게 인사 한 황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인기로 가수 활동에도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뜨거워져'는 요즘 유행하는 일렉트로 하우스 리듬의 노래로 같은 소속사 식구인 심태윤이 작사, 작곡했다. 발라드인 '성숙' 역시 심태윤의 곡이다. DJ KOO로 활동하는 절친한 선배 가수 구준엽이 '뜨거워져'의 리믹스 버전을 만들었다. 구준엽은 종종 황보와 무대에도 함께 서며 응원을 해 주고 있다.

"친한 사람들이 작업을 해서 앨범 만드는데 돈이 별로 안 들었어요(웃음). 그렇다고 대충 만든 건 아닙니다. '뜨거워져'는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테크토닉 스타일의 노래에요. 춤출 때 좋죠. '성숙'은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발라드라 편하게 불렀죠."

오랜만에 가수로 컴백했는데 라이벌들이 만만치 않다. 현재 가요계는 이효리·서인영 등 여가수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담은 없을까.

"전 누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그런 거 잘 못 따져요. 그냥 지금 시기가 적절할 것 같아서 나왔죠. 좋은 노래 많이 나올 때 제 노래도 같이 들으면 좋죠 뭐."

한 때 연예 활동을 그만 하려고까지 했던 황보다. 그런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노래를 알리며 부지런히 활동을 하고 있다.

"무대와 노래를 좋아했지만 연예계에서는 노력하는 만큼 대가가 주어지지 않았어요.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고요. 그래서 연예인으로 생활하지 않으려 했죠. 평범하게 사는 것도 좋더라고요."

그랬던 그를 다시 무대에 돌아오게 만든 게 '우리 결혼했어요'였다. 여기에서 그는 SS501의 김현중과 짝을 이뤄 가상의 연상-연하 부부를 연출하고 있다. '황부인'이라는 별칭도 이 코너를 통해 얻었다.

"제가 이 코너에 들어가려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도 않았어요. 미팅이 있다고 해서 갔더니 이 코너더라고요. 아이돌 그룹 멤버랑 가상 부부로 등장하는 게 부담이 많이 됐는데 지금은 편하고 재밌어요."

황보는 코너를 통해 무뚝뚝한 4차원 아이돌 김현중의 매력을 십분 끌어내며 뭇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김현중 역시 황보와 만나 전에 없던 다정다감함을 보여주며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김현중은 처음 만나면 말이 없고 무뚝뚝하게 느껴지지만 사실 진솔하고 가식이 없는 동생이에요. 현중이가 술을 잘 한다고 하니까 언제 한 번 술자리를 가져봐야 하는데 제가 술을 잘못해서…. 제가 선배이고 결혼한 후의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라 내 방식대로 하는데 그게 들이대는 것처럼 보이나 봐요."

황보는 무뚝뚝한 남자는 좋아하지만 연하의 남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현중과 '우리 결혼했어요'를 함께 하면서 연하의 남자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19세 때부터 26세까지 7년 동안 한 남자만 만났죠. 연하의 남자와는 사귀어 본 적이 없고요. 주변에 물어보니까 결국엔 연하의 남자친구가 기댄다고 하더라고요. 전 연상의 남자를 만나도 챙겨주는 스타일인데 연하를 만나면 더 심하게 챙겨주게 돼 힘들 것 같아요.

그런데 현중이는 제 선입견과 다르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김현중과 함께 코너를 진행하지만 현중이만 이런 건지 연하의 남자가 원래 이런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지금은 연하의 남자도 한 번 만나보고 싶네요."

7년 동안 한 남자만 만났다는 말이 놀라워 "진짜냐"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황보는 "이미지 때문에 세간에서 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술은 잘 못하고 담배도 안 피우죠. 낯을 가리는 편이라 친구도 많지 않고요. 독실한 크리스천이기도 합니다. 뜨개질을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목도리를 떠 주기도 해요. 전에는 이미지 때문에 이런 얘기를 못했어요. 일부러 더 보이시한 척 하고 강한 척 했죠. 지금은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됐어요. 그런데 소중한 사람에게만 보여줘야하는 부분을 세상에 다 공개한 것은 좀 아쉽기도 해요."

황보는 자신의 얘기와 함께 요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 전진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전진은 힘든 일을 털어놓는 좋은 친구죠. 내 이미지가 남성스러워서 인지 전진과는 스스럼없이 어울리는데 이상하게 스캔들이 안나요. 그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지내는 친구 사이가 됐죠(웃음). 전진이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네요. 힘내라고 응원 문자를 많이 주고받는데 요즘 둘 다 너무 바빠서 통 얼굴을 보지 못했어요."

전진 역시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 코너에 출연해 "황보는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친한 친구"라고 밝히며 응원한 바 있다.

예능 프로그램과 가요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동하는 황보. 33세까지는 '진짜 결혼'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그녀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바쁜 스케줄에서는 이런 계획이 쉽게 이루어 질 것 같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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