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북부는 지금 축제중

입력 2008-09-11 13:49:50

"신명으로 흥겨운 안동·영주·봉화로 오이소"

하늘은 갓 시집 온 새 각시의 쪽빛 치마처럼 파랗게 물들어가고 들은 따사로운 햇살을 받아 오곡백과의 막바지 단맛과 영롱한 제 빛깔을 덧씌우고 있는 가을, 경북 북부의 안동·영주·봉화에서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두 팔 벌려 맞는 축제마당이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08(9월 26일~10월 5일)'을 시작으로 '풍기인삼축제(10월 1~5일)', '봉화송이축제(9월 27~30일)'가 잇달아 열린다.

전통과 현대, 인간과 예술이 조화를 이룰 문화축제인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서는 직접 탈을 만들고 또 만든 탈을 쓴 채 탈춤을 따라 배우며 숨어있던 끼를 맘껏 발산하고, 쌉쌀한 사포닌 향을 흠뻑 담은 '풍기인삼축제'에서는 6년동안 땅속에서 고이 자란 인삼을 캐는 색다른 체험이 기다린다. 가을의 진객, 송이 속으로 들어가는 '봉화송이축제'에서는 향긋한 송이 향에 취해 시끌벅적한 장터거리를 거닐어 보는 여유가 넘쳐난다.

이 가을, 온통 축제 마당으로 들썩이는 경북 북부. 넘치는 인파 속에서 축제의 주인공이 되어 생활의 활력소인 신명을 재충전 시켜보는 것도 보람된 나들이일 것이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1997년 첫 페스티벌을 시작, 올해로 12번째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08'이 26일부터 10월 5일까지 열흘간 탈춤공원과 하회마을, 안동시 일원에서 성대하게 벌어진다.

안동시 주최, (재)안동축제관광조직위원 주관의 이번 페스티벌 주제는'탈을 쓴 당신, 삶이 새롭다'이다. 지금까지 축제가 주로 탈 전문꾼들이 보여주는 무대가 주된 내용이었다면 올해는 시민과 관람객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축제의 개념을 도입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강조된다.

이를 위해 주공연장인 탈춤공원에서는 대회 첫날 개막식에 이어 일본·중국·필리핀·태국·러시아·브리아티아(라시아 발트해 인근 공화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초청된 외국 7개국 8개팀과 가산오광대·강령탈춤·양주별산대놀이·강릉관노가면극 등 중요무형문화재 13개 탈춤단 등 모두 17개팀이 참가한 국내공연단이 다양한 탈춤을 선보인다. 특히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의 모태가 된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축제기간 내내 매일 공연되며 관람객들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또한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탈춤관련 프로그램으로는 시상금 6천만원이 걸린 '월드 마스크댄스 경연대회'를 비롯해 '나의 탈 나의 마스크', '마스크 석전'이 열리며 '전국창작탈공모전', '전국탈춤그리기대회', '짚풀공예 경연대회'등의 경연행사도 곁들여진다.

이밖에 하회마을에서 국내외 탈춤과 마당극, 국악놀이와 야간행사인 선유줄불놀이가 펼쳐진다.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 및 전시 행사도 축제기간 내내 이어지면서 보다 많은 놀이와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주요 체험행사로는 인간문화재로부터 직접 배우게 되는 '탈춤 따라배우기'와 국내외 다양한 탈을 디자인해 볼 수 있는 '탈 만들기', '관광객 장승 만들기'와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페이스페인팅, 전통 민속놀이 투호, 널뛰기, 제기차기 등이 곳곳에서 열리며 전시행사로는 '창작 탈', '탈 깃발전', '한지작품전', '안동 농특산물전' 도 마련된다. 탈춤공연장 주변에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이 참가한'세계 탈 특별전시회'도 연다.

부대행사로는 안동시 일원에서 '안동한우불고기축제', '안동음식대전2008', '안동하회탈e-스포츠대회' 등도 펼쳐진다.

전창준(59·원안 사진) 축제집행위원장은 "올해는 안동시민은 물론 관람객까지 참여하고, 모든 사람들이 탈을 한번 써보자는 취지에서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각자가 만든 탈을 쓰고 벌이는 대동난전을 통해 '보여주는 공연 중심의 축제'가 아닌 '함께 즐기는 축제 한마당'으로 거듭나는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풍기인삼축제

"천년건강! 풍기인삼!"

인삼과 인간이 만났습니다. 영주 '풍기인삼축제'를 이르는 말입니다. 8년 연속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 선정된 '풍기인삼축제'가 10월 1~5일 5일간 영주 풍기읍 남원천변에서 펼쳐집니다.

풍기는 우리나라에서 인삼을 처음 재배한 곳입니다. 이곳에 자란 인삼은 피로를 빨리 회복시키고 식욕을 돋굽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켜 심장의 기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신경쇠약·노이로제·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죠.

이 같은 인삼을 주제로 펼쳐지는 '풍기인삼축제'는 온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축제입니다. 넉넉한 인심과 감동이 넘쳐나고 볼거리, 먹을거리, 문화·체험행사가 풍성하게 이어집니다. 인삼캐기·인삼깍기·인삼병만들기 등 인삼을 테마로 한 체험에다 음식경연·민속놀이 등 맛과 멋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축하공연·문화 행사 등 사람과 인삼이 하나되는 정겨운 놀이마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영주까지 왔는데 축제만 보고 기기엔 왠지 아쉽다면 호국불교의 본산으로 이름 높은 '부석사',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등 영주의 관광 명소에 들러 찬란했던 옛 역사의 현장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꿀맛 같은 영주사과, 전국 최고의 육질을 자랑하는 영주 한우와 자연섬유로 만든 '풍기인견' 등 선비의 숨결을 담은 특산품을 맛보고 구경하는 즐거움도 놓칠 수 없습니다.

소백산의 청정 자연 아래 퍼지는 인삼의 대향연! 넘치는 인정, 신명나는 축제 속에 잊지 못할 추억을 담아가세요.

#봉화송이축제

"춘양목 아래에서 자란 '자연의 보석', 봉화송이 드시러 봉화로 오세요!"

2007년과 2008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자연 송이버섯 부문에서 대표 브랜드로 선정된 봉화송이. 태백산 자락의 마사토에서, 소나무의 제왕으로 일컬어지는 춘양목의 정기를 받고 자란 봉화송이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요. 4천250ha에 이르는 소나무 산에서 해마다 61t 가량의 송이를 채취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봉화송이의 맛과 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제12회 봉화송이축제'가 27일부터 30일까지 봉화읍 체육공원과 인근 송이산 일원에서 열립니다. 열두 번째를 맞은 올해 봉화송이축제의 주제는 '자연의 향기! 봉화송이와 함께'.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송이로 대표되는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각종 문화행사가 마련됩니다. 가족과 연인이 함께 송이축제장을 찾으면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봉화에서 송이의 맛과 향은 물론 봉화가 가진 아름다움과 가을의 정취에 푹 젖을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에는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들이 열립니다. 봉화송이와 춘양목을 주제로 해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 다섯 가지의 '거리'를 축제에 온 분들에게 선물하겠다는 게 축제를 준비하는 봉화군 등의 목표이지요. 그 다섯 거리는 먹을 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 잘거리라고 하네요. 이달 말 산과 계곡, 하천이 아름다운 봉화를 찾아 솔향 그득한 송이의 매력에 빠져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우문기·이상준·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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