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3위' 허정무號 답답한 출항…북한과 비겨

입력 2008-09-11 07:52:33

한국이 북한과 또 다시 비기면서 2010년 월드컵을 향한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했다. 10일 중국 상하이의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 1차전에서 한국은 기성용의 동점 골로 북한과 1대1로 비겼다.

선제 골을 내줘 질 수도 있었던 경기를 비겨 위안을 삼을 수도 있으나 느슨한 수비 대응으로 홍영조, 문인국의 위협적인 슛을 허용하는가 하면 득점력 부족의 한계를 드러낸 졸전이라는 평가를 면하긴 어려웠다. 한국은 같은 조의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보다 강하지 않은 북한과 비기면서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에 출발부터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북한은 1승1무로 조 1위, 한국은 1무로 공동 2위에 나섰다.

이날 경기에서 신영록과 이청용의 부상으로 김치우-조재진-최성국의 스리 톱을 내세운 한국은 4-3-3 전형으로 포진, 전반 3분 김치우의 왼발 중거리슛으로 공격을 시작했다. 오른쪽 윙백 오범석이 공격에 활발히 가담하면서 측면 공격을 지원하는 등 한국은 공세적으로 나섰으나 빠르지 못한 공격으로 북한의 수비벽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북한은 5-4-1 전형으로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도 공격 기회가 생기면 빠르게 한국 진영으로 넘어와 정대세-홍영조-문인국의 삼각 편대가 날카로운 공격을 가해왔다. 한국은 전반 22분에 오범석의 패스 미스가 정대세의 슛으로 연결돼 위기를 넘긴 뒤 전반 39분 최성국이 오범석의 크로스를 받아 오른발로 슛을 날렸으나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가슴에 안겨 줬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프리킥 찬스에서 김진규가 최성국의 힐패스를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왼쪽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들어 북한이 공격에 나서 12분 홍영조가 슛을 날렸고 2분 뒤 문인국이 단독 기회를 맞아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정성룡이 막아냈다. 허정무 감독은 조재진과 최성국을 빼고 서동현과 이천수를 투입, 반전을 꾀했다.

그러나 후반 19분 한국 골문 앞에서 김남일이 볼 경합 중 홍영조의 옷을 잡아당겨 페널티킥을 내줬고 홍영조가 이를 침착하게 차 넣어 0대1로 뒤졌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5분 뒤 대표팀 막내 기성용이 귀중한 동점 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은 김두현이 아크 정면에서 찍어 차주자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감각적인 발리 슛을 날렸다. 이 순간 몸을 던진 북한 리명국이 제대로 쳐내지 못하며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역전 골을 위해 부산히 움직인 한국은 후반 36분 코너킥 기회에서 기성용이 문전으로 올라온 공에 발을 갖다 댔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북한도 3분 뒤 정대세가 강한 왼발 슛으로 응수했지만 오른쪽 골대를 비켜 갔다. 한국은 이후 이천수, 서동현이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왼쪽 윙백 김동현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 북한 문전에서 잇따라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었으나 끝내 골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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