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무너진 삼성, 두산에 3대12 대패

입력 2008-09-11 07:54:28

선발 투수의 초반 난조와 어설픈 수비가 화를 불렀다. 10일 대구 홈에서 두산 베어스와 맞선 삼성 라이온즈는 선발 조진호가 일찌감치 무너지고 어설픈 수비로 두번째 투수 이상목의 짐을 덜어주지 못해 3대12로 패했다.

5월6일 선발승을 거둔 뒤 부진, 2군으로 내려갔다가 9월 복귀해 4일 KIA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조진호는 남은 시즌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 이날 선발 등판했으나 1회초 볼넷 3개로 맞은 2사 만루의 위기에서 고영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빼앗겼다. 이후 내준 볼넷을 포함하면 1회에만 무려 볼넷 4개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볼넷을 내주느니 차라리 안타를 맞으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번이 그에 꼭 들어맞는 경기였다. 조진호가 볼넷을 남발하는 바람에 자신의 투구 수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수비 시간도 길어졌다. 가만히 서서 투수의 투구를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야수들의 집중력도 흐트러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2사 후 하위 타선에 볼넷을 내준 것은 더욱 좋지 않았다.

삼성은 2회초 투수를 이상목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어설픈 수비가 겹치면서 무려 5점을 내줬다. 1사에서 3루수 박석민이 몸을 날렸으나 기습 번트를 댄 이종욱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박석민의 송구를 받았던 1루수 강봉규가 3루로 뛰던 주자를 잡기 위해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것이 악송구가 되면서 1실점했고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더 헌납했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홍성흔의 타구를 잡은 박석민이 1루에 악송구, 2사 만루의 고비를 맞았고 유재웅의 싹쓸이 2루타로 두산은 3점을 추가했다. 삼성은 3회초 박석민 대신 조동찬을 3루수로 내보냈다. 박석민은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덕분에 대구시민야구장에 초대된 모교(대구고) 야구부 후배들 앞에서 수모를 당한 셈.

3회말 삼성은 박진만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으나 4회초 두산의 홍성흔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그래도 삼성은 4회말 최형우의 우월 2점포로 3대8로 점수 차를 좁히며 추격에 나섰지만 5회초 김현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아 반격의 희망이 꺾였다.

6회초 삼성은 선발 출장한 박한이, 박진만, 현재윤 등을 빼면서 사실상 경기를 접었다. 6회말 조동찬의 내야 안타, 최형우의 중전 안타, 우동균의 볼넷으로 잡은 1사 만루에서 신명철과 심광호가 범타에 그치면서 더 이상 반격할 힘도 잃었다. 두산은 이날 장단 17안타를 터뜨리며 삼성전 4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10일 야구 전적

두산 250 110 120 - 12

삼성 001 200 000 - 3

▷삼성 투수=조진호(3패) 이상목(2회) 조현근(3회) 안지만(5회) 김상수(6회) 곽동훈(8회) 백준영(9회) ▷두산 투수=이승학(5승) 김상현(6회) 진야곱(9회) ▷홈런=박진만(3회 1점·삼성) 홍성흔(4회 1점·두산) 최형우(4회 2점·삼성)

LG 1-0 한화

KIA 7-5 SK

롯데 3-2 히어로즈

■11일 선발 투수

삼성 배영수-두산 랜들(대구)

롯데 손민한-히어로즈 김수경(사직)

LG 옥스프링-한화 류현진(잠실)

KIA 양현종-SK 채병용(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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