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스 무실점 호투…삼성, 두산에 2대0 승리

입력 2008-09-10 08:21:47

▲ 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선발 투수 존 에니스가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9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선발 투수 존 에니스가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존 에니스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거듭, 삼성 라이온즈가 기선을 제압했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농사 실패로 골치를 썩인 삼성은 에니스가 선발 투수로 제 몫을 다하면서 9일 대구 홈에서 두산 베어스를 2대0으로 잡고 3연승, 어렵게 탈환한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웨스 오버뮬러(6승8패, 평균자책점 5.82)와 톰 션(6패, 10.73)의 부진으로 선발 투수진이 대책없이 흔들렸던 삼성은 7월16일 이들을 퇴출시킨 뒤 베이징올림픽 휴식기 전까지 10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8월7일 에니스를 영입, 선발 투수진을 보강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28일 히어로즈전에서 에니스는 5이닝 3실점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으나 3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는 5와 1/3이닝 동안 5피안타 4볼넷 4실점으로 1패를 안았다. 빠른 공은 시속 140㎞대 중반을 오갔으나 변화구의 각이 예리하지 못하고 투구 동작이 다소 큰 것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는 종종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날 에니스의 투구는 효과적이었다. 큰 투구 동작 때문에 발 빠른 타자들이 많은 두산을 상대로 고전할 것으로 보였지만 두산의 공격 선봉인 이종욱을 내야 땅볼과 삼진 두 개로 막고 고영민과도 세 번 맞서 1번만 출루를 허용하는 등 아예 1루를 밟을 기회를 줄여 버렸다. 6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며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 점도 돋보였다.

6이닝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에니스는 경기 후 "한국 무대에서 첫 승을 거두게 돼 너무 흥분되고 기쁘다. 몸쪽 공을 자주 던진 것이 잘 먹혔다"고 말했다. 에니스가 국내의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해가면서 투구 내용이 좋아졌고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삼성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에니스가 두산 타선을 농락하는 사이 0대0이던 4회말 삼성은 결승점을 올렸다. 박한이의 볼넷과 강봉규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양준혁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최형우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2사 1, 2루의 기회를 이어갔다. 타석에 선 박석민은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날려 주자 둘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7회부터는 삼성의 필승 불펜이 가동됐다. 정현욱은 에니스에 이어 등판, 2이닝 동안 안타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버텼고 9회초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두산의 상위 타선을 상대한 오승환은 1사 후 고영민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김현수를 내야 땅볼, 김동주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시즌 34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5위 한화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선발 정재훈이 6과 2/3이닝 동안 4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타선 지원 부족으로 고배를 마신 2위 두산은 3위 롯데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0.001 앞서 간신히 2위 자리를 지켰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9일 야구 전적

두산 000 000 000 - 0

삼성 000 200 00X - 2

▷삼성 투수=에니스(1승) 정현욱(7회) 오승환(9회·34세이브) ▷두산 투수=정재훈(3패) 김상현(7회) 금민철(8회)

LG 2-0 한화

SK 8-0 KIA

롯데 4-3 히어로즈

■10일 선발 투수

삼성 조진호-두산 이승학(대구)

롯데 조정훈-히어로즈 전준호(사직)

KIA 데이비스-SK 레이번(광주)

LG 이범준-한화 안영명(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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