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뺀 울릉도 세계문화유산등재 추진 논란

입력 2008-09-09 09:44:26

경북도가 관광상품으로서 울릉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울릉군내 천연기념물 소재지를 묶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유독 '독도'만 제외해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9일 "울릉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면 그에 따른 홍보효과가 커지고 제주도처럼 상당한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것으로 보고, 내년 상반기 중 용역발주 등 공식적인 등록 관련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도가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는 곳은 울릉섬 안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통구미 향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48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49호) ▷태하령 솔송나무·섬잣나무·너도밤나무 군락지(50호) ▷도동 섬개야광나무·섬댕강나무 군락지(51호) ▷나리 울릉국화·섬백리향 군락지(52호) ▷성인봉 원시림(189호) ▷사동 흑비둘기 서식지(237호) 등 7군데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이는 울릉군내 천연기념물 가운데 독도(336호)만 빼고 나머지를 전부 묶은 것.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문화유산 등재 과정에 당사국이 의견을 제시하는 절차가 있는데 독도를 포함시킬 경우 일본이 당사국을 자처하고 나설 우려가 커 제외하는 것일 뿐"이라며 "울릉도가 국제사회에 더 많이 알려지면 울릉도의 부속 섬인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홍보효과는 저절로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북도의 입장에 대해 많은 지역민들은 "경북도가 독도를 스스로 제외하는 것은 '독도가 영토분쟁지역'이라는 일본의 주장에 힘을 더해줄 우려가 있다"며 "아예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지 말든지, 아니면 당연히 독도를 포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포항시의회 이상구 부의장은 "국제사회에 독도가 영토분쟁 지역인 것 같은 여론을 만들려는 일본의 의도를 잘 아는 경북도가 스스로 일본의 입장을 감안하는 듯한 행정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푸른 울릉·독도가꾸기회 이창관(47) 회장은 "독도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 독도를 빼는 것은 독도를 버리려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울릉경실련 김유길(51) 사무국장은 "일본에 영유권 주장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독도를 뺀다는 것이 오히려 일본의 영유권 주장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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