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극장가, 여러가지 맛 '상차림'

입력 2008-09-06 06:00:00

전쟁·코미디·뮤지컬·다큐…골라서 보자

▲ (위로부터)신기전, 영화는 영화다, 울학교 이티, 맘마미아, 지구.
▲ (위로부터)신기전, 영화는 영화다, 울학교 이티, 맘마미아, 지구.

벅적지근하던 추석극장가가 소박해졌다.

예년에 비해 연휴 기간이 짧아 대작보다는 다양한 장르의 작은 영화들로 채워졌다. 대작 1, 2편에 쏠리던 것에 비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 한국영화 3파전

▨ 신기전=100억원이 투입된 올 추석극장가의 유일하게 대작이라 불릴 만한 작품이다. 세종 30년인 1448년. 명나라는 조선이 비밀리에 개발 중인 신기전의 완성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사신단을 파견한다. 굴욕적인 상황에서 세종(안성기)은 호위무사 창강(허준호)에게 명을 내려 부보상의 행수인 설주(정재영)와 도감의 딸 홍리(한은정)에게 계속 신기전을 개발토록 한다. 이를 눈치 챈 명나라는 무력으로 나오고 창강과 설주는 완성된 신기전을 이끌고 이들과 맞선다. '와일드 카드' 이후 김유진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역사적인 사료를 바탕으로 스펙터클한 전투장면을 만들었다.

▨ 울학교 이티=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 고정으로 나오는 배우 김수로가 주연의 코미디. 체육교사 천성근(김수로)은 천성적으로 돈을 밝히는 체육교사다. 아이들 싸움판에 돈을 걸고, 촌지도 마다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체육 대신 영어를 가르치라고 압력을 넣는 바람에 학교에서 잘릴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대학시절 첫사랑을 따라 얼떨결에 따놓은 영어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영어교사로 변신한다. 이미 그의 혀는 굳은 상태. 과연 그의 영어수업은 아이들에게 먹힐까. 이티는 천성근의 별명이자, 잉글리시 티처(Teacher)의 약칭.

▨ 영화는 영화다=김기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신인 장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 소지섭이 군 제대 후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배우가 되고 싶은 깡패(소지섭)는 배우 수타(강지환)와 실제로 싸워서 이기는 자가 영화의 엔딩을 차지하기로 하고 액션영화를 찍는다. 사생결단의 활극에 남자들만의 통쾌한 유머와 매력을 더한 액션영화다.

◆ 할리우드산(産) 3편

▨ 맘마미아=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뮤지컬 영화다. 그리스 작은 섬에 모텔을 운영하는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 딸 소피(아만다 시프리드). 소피는 결혼을 앞두고 식장에 함께 입장할 아빠를 찾는다. 엄마의 일기장에 발견한 세 남자의 이름. 이들 중에 아빠가 있을 것이란 생각에 세 남자를 모두 초대한다. 결혼식 전날 세 남자가 도착하자 도나는 당황한다. 과연 소피의 아빠는 누구일까. 지중해를 무대로 '댄싱 퀸' 등 아바의 명곡들이 흐른다.

▨ 방콕 데인저러스=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액션 영화. 용병 출신의 살인청부업자 조(니콜라스 케이지)는 지하 세계를 주름잡는 태국 갱 수랏의 비밀 의뢰를 받고 범죄와 환락의 도시인 방콕에 도착한다. 그의 미션은 바로 방콕을 움직이는 권력자 4명을 암살하는 것. 조는 이 낯선 도시에서 소매치기인 콩(샤크릿 얌남)을 심부름꾼으로 고용하고 암살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그러나 자신을 고용했던 수랏이 오히려 그를 살해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는데….

▨ 스타워즈:클론전쟁=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2편과 3편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스타워즈'에서 주인공들의 대사에서만 언급만 되던 클론전쟁을 다루고 있다. '스타워즈' 팬들을 위한 색다른 애니메이션 버전. 사운드는 뛰어나지만, 실사와 다른 '스타워즈'가 당혹스럽기도 하다.

◆ 일본산(産) 또는 다큐멘터리

▨ 20세기 소년=우라사와 나오키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공상영화. 1997년 도쿄. 한때 록 스타를 꿈꾸었지만 이젠 평범한 소시민이 된 켄지는 동창생 동키의 자살소식을 접한다. 동키의 편지로 그가 살해당했음을 확신하고 어릴 적 친구들과 함께 사건을 추적해나가던 중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친구'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서서히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이 바로 켄지 자신이 30여년 전, 21세기를 상상하며 그렸던 '예언의 서'와 똑같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 꽃보다 남자=꽃미남을 주인공으로 한 로맨스영화. 부잣집 꽃미남 아들 4명으로 이뤄진 F4와 명랑한 여학생이 펼치는 소동을 그리고 있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드라마에 이어 이번에 영화로 선을 보인다. 한국에서도 현재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있다.

▨ 지구=영국 BBC 제작의 자연 다큐멘터리이다. 북극에서 남극까지 이어지는 동식물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모습을 담고 있다. 인기 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지구'(Planet Earth)의 영화판. 색다른 카메라 워크로 지구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가족들이 함께 보면 좋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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