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역전패 "헉!"…한화도 지자 "휴~"

입력 2008-09-04 08:24:34

▲ 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채태인이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우익선상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린 뒤 2루까지 달려 세이프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KIA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삼성 채태인이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우익선상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린 뒤 2루까지 달려 세이프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수준급 외국인 투수를 구하기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3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양 팀이 공들여 골라온 외국인 투수들이 나란히 선발 등판했으나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덕분에 경기는 긴장감이 떨어졌다. 삼성은 이날 찬스에서 다득점에 실패, 결국 경기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사력을 다한 KIA에 3대4로 패했다.

"공이 빠르고 변화구를 잘 던지며 제구도 되는 투수가 국내 무대에 오려 하겠습니까. 어떻게 하든 메이저리그에 가기 위해 마이너리그에 남지." 프로구단 관계자들의 말처럼 좀처럼 위력적인 외국인 투수를 찾기 힘들어졌다. 국내 타자들의 수준이 높아져 볼 배합이 단순하면 시속 150㎞에 육박하는 공을 던져도 쳐내는 선수도 많아졌다.

두 외국인 투수를 내보내고 삼성이 새로 뽑아온 존 에니스가 이날 국내 무대에 두번째로 선을 보였다. 첫 경기와 마찬가지로 빠른 공에 비해 변화구 구사력이 떨어져 투구 내용(5와 1/3이닝 5피안타 4볼넷 4실점)도 그리 좋지 못했다. KIA의 펠릭스 디아즈(2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보다 나은 투수라고 보기 어려웠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4강 진입'이지만 다음 시즌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이어 삼성은 올 시즌도 불안한 선발 투수진 때문에 고전 중이다. 외국인 투수의 수준을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최소한 믿음을 줄 수 있는 국내 선발 투수 2명이 있어야 하지만 윤성환 외에는 올 시즌 새로 선발 수업을 충실히 받은 투수가 없다.

이날 에니스는 4강 진출 싸움의 경쟁자 KIA를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 1회초부터 안타와 볼넷 2개로 1사 만루 위기를 맞았고 나지완의 외야 희생플라이로 1점을 빼앗겼다. 삼성 타선은 2회말 공격에서 채태인의 우익선상 2루타 등으로 1사 3루 찬스를 잡은 뒤 현재윤의 희생플라이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회말에는 역전에 성공, 에니스의 짐을 덜어줬다. 박한이와 우동균의 연속 볼넷, 양준혁의 중전 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최형우가 우익선상 2루타를 날려 3대1로 승부를 뒤집었다. 다만 이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박진만의 병살타로 더 달아나지 못했는데 이것이 결국 삼성의 발목을 잡았다.

에니스는 그러나 4회초 김상훈에게 좌월 2점 홈런을 얻어맞아 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버렸다. 게다가 KIA는 6회초 김종국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더 도망갔다. 전날 에이스 윤석민과 서재응을 등판시키고도 패한 KIA는 제2선발 이범석을 7회에 올리는 승부수를 또 던졌다. 이범석은 KIA의 기대대로 7, 8회를 깔끔하게 막아 승리를 지켰다.

한편 2위 두산 베어스는 4위 한화 이글스와 서울 잠실에서 자정을 넘겨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연장 18회까지 가는 사투 끝에 1대0으로 이겼다. 경기 시간도 5시간53분으로 역대 최장 경기 기록(종전 5시간47분)이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3일 야구 전적

KIA 100 201 000 - 4

삼성 012 000 000 - 3

▷삼성 투수=에니스(1패) 안지만(6회) 조현근(6회) 조진호(8회) 백준영(9회) ▷KIA 투수=디아즈 임준혁(3회) 서재응(3회) 문현정(5회) 손영민(5회·5승) 이범석(7회) 한기주(9회·24세이브) ▷홈런=김상훈(4회 2점·KIA)

LG 3-2 롯데

SK 8-0 히어로즈

두산 1-0 한화

■4일 선발투수

삼성 전병호-KIA 양현종(대구)

두산 이승학-한화 김혁민(잠실)

롯데 조정훈-LG 이범준(사직)

SK 레이번-히어로즈 장원삼(문학)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