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세 진광준씨.."한방의학 관련 공부하고 싶어"
환갑을 앞둔 만학도가 3년 동안 손자 또래의 고교생들과 학교 다니며 진학의 꿈을 키운 끝에 마침내 대학생이 되는 기쁨을 안았다.
포항 영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진광준(58)씨가 그 주인공. 진씨는 2009학년도 1학기 대입 수시모집에서 경운대 한방자원학부에 합격했다. 그는 지난 2006년 3월 고교에 입학해 40세 아래의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며 상아탑의 주인공이 될 꿈을 가꾸어왔다.
진씨는 아내와 2남1녀를 둔 평범한 가장이지만 공부 욕심만은 남달랐다. 어릴 적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해 지난 2003년 검정고시에 합격했으나 받아 주는 학교가 없어 애를 태웠다. 다행히 영일고가 '만학의 꿈'이 학생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입학을 허락했던 것.
학교 측의 배려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진씨는 학교 인근의 아파트에서 자취를 하면서 3년간 어린 학생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했다. 특히 야간자율학습에도 한번도 빠지지 않는 등 동급생과 눈높이를 맞추며 학구열을 불태웠다.
학생들도 할아버지뻘인 진씨를 '큰형님'이라고 부르며 허물없이 대했고, 환갑이 머잖은 나이에도 학교생활에 충실한 진씨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진씨는 "2002년 교통사고 이후 두번째 삶을 살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어린 학생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꿈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한눈팔지 않고 능력껏 열심히 노력했다"고 대학진학의 소감을 밝혔다.
담임인 김응원 교사는 "수업을 따라잡는 것이 가장 힘들었겠지만 늘 웃으며 학생들과 어울리고 청소 등 모든 학교생활에도 솔선수범하는 한마디로 '바른 생활인'이었다"며 "만학에도 불구하고 어린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 꿈을 이룬 인간승리"라고 평가했다.
진씨는 "나를 받아준 학교 측이 너무 고맙다"며 "대학에 가면 한약재 관리업무 분야를 공부해 한약재 유통과 한방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대학생활의 포부를 밝혔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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