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홈런 4개로 KIA에 승리…정현욱 난조 '고민'

입력 2008-09-03 08:22:20

삼성 라이온즈가 고비 때마다 터진 홈런포 4방에 힘입어 KIA 타이거즈를 7대3으로 힘겹게 누르고 4강 싸움의 고비인 3연전에서 첫 경기를 가져왔다. KIA는 에이스 윤석민과 선발 요원인 서재응을 투입하고도 진 것이 더욱 뼈아팠다. 하지만 삼성 역시 격전 속에 불펜의 핵 정현욱이 난조에 빠져 아쉬움을 남겼다.

5위 삼성과 6위 KIA간 승차는 2경기였다. 이번 3연전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 때문에 KIA는 국내 최고의 우완 투수로 발돋움한 윤석민을 예상보다 하루 빨리 올려 첫 경기부터 승부를 걸었지만 고배를 마셨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두산 베어스에게 1대6으로 진 4위 한화 이글스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삼성은 1회말 선두 타자 박한이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2번 타자인 새내기 우동균이 윤석민의 가운데 높은 공을 받아쳐 중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기선을 잡았다. 예상 밖의 일격을 당했음에도 윤석민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4회말 최형우가 윤석민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또 한 점을 추가했다.

5회말 1사 2루 때 윤석민은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고 박한이의 1타점 적시타가 터져 점수 차가 3대0으로 벌어졌다. 박한이는 이 안타로 8년 연속 세자릿 수 안타를 기록하게 됐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윤석민(4와 1/3이닝 4피안타 3실점)과 맞대결,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역투하며 KIA 타선을 잘 막아냈다.

6회초 승부가 요동쳤다. 윤성환에 이어 마운드에 선 정현욱은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린 뒤 대타 최경환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이재주마저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1사 만루 고비에 처한 정현욱은 권혁에게 마운드를 넘긴 채 마운드를 내려왔고 KIA는 내야 땅볼로 3대3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삼성이 다시 홈런 2방으로 KIA의 추격을 뿌리쳤다. 삼성은 6회말 최형우의 볼넷과 박석민의 기습 번트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KIA는 서재응을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뒀지만 채태인이 서재응의 2구째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월 3점 홈런을 작열, 단숨에 6대3으로 앞서나갔고 8회말 강봉규의 솔로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비록 중요한 일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지만 정현욱의 부진이 마음에 걸리는 부분. 직전 경기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 동안 공 55개를 던지며 2실점, 패전 투수가 된 정현욱은 잦은 등판으로 힘겨운 탓인지 이날 손목으로 공을 힘차게 채면서 던지지 못한 채 억지로 밀어 던졌고 제구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가뜩이나 선발 투수진이 약한 상태에서 '불펜의 기둥' 정현욱의 난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면 문제가 커진다. 정현욱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이날까지 108이닝이나 던졌다. 정현욱 외에 삼성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선발 요원인 이상목과 윤성환 뿐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4강 진입 경쟁에서 정현욱에게 지워진 짐이 버거워 보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일 야구 전적

KIA 000 003 000 - 3

삼성 100 113 01X - 7

▷삼성 투수= 윤성환 정현욱(6회) 권혁(6회·6승) 안지만(7회) 조현근(9회) 오승환(9회·30세이브) ▷KIA 투수=윤석민 임준혁(5회) 양현종(5회·3패) 서재응(6회) 문현정(7회) 곽정철(8회) ▷홈런=우동균(1회 1점) 최형우(4회 1점) 채태인(6회 3점) 강봉규(8회 1점·이상 삼성)

두산 6-1 한화

롯데 8-3 LG

SK 4-2 히어로즈

■3일 선발 투수

삼성 에니스-KIA 디아즈(대구)

두산 정재훈-한화 유원상(잠실)

롯데 송승준-LG 봉중근(사직)

SK 김광현-히어로즈 이현승(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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