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무엇이 좋을까?]돔배기

입력 2008-08-28 15:08:10

돔배기는 상어고기를 의미하는 말로 돔발상어과에 속하여 돔배기라 불리어졌다는 설과 몸집이 큰 상어를 토막 내어 사용함으로 돔배기라 지칭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돔배기는 주로 대구경북지방에서 불리어지고 있으나 충남에서는 피가리, 경남에서는 빈드미, 북한에서는 뿔상어로 불리어진다. 상어에는 홍어처럼 쉽게 분해돼 암모니아를 생성하는 요소를 포함하는 질소화합물들을 함유, 상온에 오래두게 되면 암모니아를 비롯한 냄새성분이 발생하며, 심하면 식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들 냄새성분을 제거시킨 것은 오히려 식욕을 돋우며 독특한 풍미를 느끼게 함으로서 고급음식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오늘날 항암'항콜레스테롤'고지혈증'항당뇨'피부미용에 효과가 있어 건강기능성 식품소재로 알려져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소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콘드로이틴황산, 스쿠알렌, DHA 및 콜라겐과 같은 성분들이 주로 상어로부터 얻어지고 있는 점들로 미뤄 볼 때 돔배기는 건강기능성 성분을 다양하게 내포하고 있는'건강기능 모듬식품'이라 할 수 있다.

돔배기라 하면'영천 전통돔배기'가 유명하다. 옛날 영천의 돔배기 상인들은 바다에서 5,6월에 잡은 상어를 사와 사람의 발걸음이 잦지 않은 곳에 어른 키만큼 깊이로 구덩이를 파서 독을 묻고 상어와 소금을 켜켜로 뿌려 눌러두었다가 추석과 설에 내다팔았다. 상어가 잡히는 부산 등의 해변으로부터 상어를 수송, 판매하는 동안 변질을 막기 위해 개발한 저장 숙성법이다. 이는 아마도 이 지역의 선조 상인들이 오랜 세월 동안 상어를 취급하면서 품질을 높이기 위해 경험적으로 터득한 노하우임에 틀림없다. 영천과 인접한 경산 임당동고분에서 기원 후 3,4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상어뼈가 출토된 것은 수천년 전부터 영천과 경산을 중심으로 돔배기 가공이 이뤄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상어와 같은 덩치가 큰 고기를 바다에서 잡아 내륙에 있는 영천까지 수송한 후 개발한 전통비법으로 가공, 판매하는 돔배기 가공과정은 돔배기의 가격을 고가로 유지시킬 수밖에 없으며, 서민들의 식탁에 돔배기를 올려놓을 수 있도록 경제적 사정이 허락되진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럼에도 돔배기를 선조 모시는 제삿상에라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부모를 공경하고 선조를 모시는 동양사상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 일 것이다. 경제수준이 향상되고 국민의 평균수명이 길어진 오늘날에도 생활습관병과 같은 새로운 질병들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위협하고 있어'영천 전통돔배기'와 같은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식품을 널리 홍보함과 함께 다양한 조리가공법과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며 아울러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는 등'영천 전통돔배기'에 관한 과학화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때 마침 대구가톨릭대에 정부와 영천시가 지원하는 '영천 돔배기연구소'를 설립하게 되고, 여기에서 영천 전통돔배기의 과학화 및 품질표준화 연구, 조리가공품 개발, 돔배기가 각종 생활습관병의 예방과 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등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김순동(대구가톨릭대 식품가공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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