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요모조모]대구출신 캐릭터 '아모'

입력 2008-08-28 15:15:19

커다란 눈망울, 다소곳한 표정의 귀여운 고양이, 앙셀 아모(ANSEL AMO). 속옷 브랜드, 휴지통, 자동차 용품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아모'는 대구 출시이다.

나이는 9살. IMF 직후인 1999년 출생했다. 아모의 아빠 (주)디어아모 황보상해(38)씨는 만화를 즐겨 보던 카툰 세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후 광고회사에 다니며 캐릭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엔 캐릭터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어요. 고작 금다래, 신머루 등을 넣은 팬시용품들이 각광 받기 시작하던 시기였죠."

황보씨의 상상 속 동물이었던 아모는 1년이 넘는 산고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캐릭터가 완성된 직후 99년 하반기부터 바로 아모가 새겨진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상품화'는 캐릭터의 생명. 하루에도 수십, 수천개 캐릭터가 양산되지만 1년이 채 안돼 사라지고 만다. 이것은 상품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황보씨의 설명. "소비자들에게 캐릭터를 끊임없이 보여주고 친숙하게 만드는게 중요합니다."

지금은 아모관련 상품만 해도 수백여 종. 1년 매출이 소매가격 기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아모는 깨어지기 힘든 신화를 창출하기도 했다. IMF 이후 어려운 시기에 자동차 시트라는 단일제품을 60만개 가까이 판매했다는 것. 많아봐야 10만장 팔기도 어려운 시장에서 말이다.

이젠 마니아층도 꽤 두텁다."처음엔 유아용품을 겨냥했는데 의외로 20~40대에게 인기예요. 유치한 게 아니라 예쁘고 귀여운 상표로 캐릭터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나라 만화세대가 그만큼 성숙했다는 의미죠."캐릭터의 불모지, 지역을 고집해 정보교류가 늦고 대기업의 소송으로 당초 이름이 바뀌는 아픔도 겪었지만 이젠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다.

'아모'는 서울을 뛰어넘어 중국으로 곧바로 진출할 예정. 얼마 전 중국 테스트 시장에서 소위'대박'을 터뜨렸고 상하이에서 이미 생산에 들어가 올 겨울엔 상품을 대량 출시할 예정이다. 상하이는 전세계 바이어들이 다 모이는 곳이니 전략적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 "아모의 성장을 지켜봐주세요. '대구출신 세계적인 캐릭터 1호'가 될겁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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