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요모조모]학습지·뮤지컬…끝없는 상품 영역

입력 2008-08-28 15:16:42

게임 캐릭터는 게임유저의 분신(分身)이다. 영화나 만화와 달리 유저 자신이 직접 컨트롤하고 주인공이 되는 쌍방향 매체. 게임유저들이 캐릭터를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따라 성격과 직업이 바뀌는, 능동적인 존재다.

10여년 전만 해도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전부였지만 이젠 게임캐릭터가 대세. 게임캐릭터가 만화로, 생활용품으로, 학습지로, 급기야 뮤지컬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주)넥슨의 메이플스토리에 이어 2위로 꼽히는 (주)KOG의 온라인게임 그랜드체이스. 2003년 서비스를 시작, 현재 500만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그랜드체이스의 대표 캐릭터는 '엘리시스'다. 아르메·리르·라스·로난 등 총 7개의 캐릭터를 가진 그랜드체이스는 2004년 만화책을 출간하기 시작, 현재 17권까지 나온 상태다. 그랜드체이스 만화책은 60만권이나 팔려, 6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지난해엔 그랜드체이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가족뮤지컬이 상영됐으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자는 제의도 끊이질 않는다.

성공한 게임이 보여주는 캐릭터의 힘, 바로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의 전형이다. 캐릭터사업을 이끌고 있는 (주)KOG 안준한 총괄이사는 "모든 것이 정해진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달리, 게임캐릭터는 시대적 배경과 시놉시스만 결정됐을 뿐 나머지는 게임유저들이 창조할 수 있어 콘텐츠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유저들이 캐릭터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게임 캐릭터에도 팬픽(fan fic·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작품을 팬들이 자신의 뜻대로 비틀기하거나 재창작한 작품)이 존재한다는 것. 안 이사는"'로난'은 게임엔 없는 만화 캐릭터였지만 게임유저들이 여자 주인공들과 로맨스를 만드는 등 팬픽을 형성, 게임에도 반영된 캐릭터"라고 전했다.

(주)KOG의 캐릭터 디자이너는 30여명. 전체 게임 개발인력의 30%를 차지한다.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선 3,4명의 그래픽 아티스트가 매달려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여동안 작업한다.

게임 기획자들이 캐릭터의 성격·나이·외모·직업·시대적배경을 결정하면 아트디렉터들이 본격적으로 눈에 보이는 캐릭터로 시각화한다. 이때 2D 아티스트가 컨셉트 원화를 그리면 3D 아티스트가 모델링과 맵핑을 한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터가 캐릭터 성격에 맞는 동작을 부여하는 과정을 거친다.

KOG 이종원 대표는"게임캐릭터 시장은 다른 파생상품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데다 게임세대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성인들의 캐릭터 애착 정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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