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한우가격 25%↓…소비자 가격은 5%↓

입력 2008-08-28 08:51:14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올해 들어 산지 한우 값은 평균 25% 이상 떨어졌지만 쇠고기 소비자 가격 하락 폭은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산 쇠고기가 1년내 수입량 기준으로 호주산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수입 중단 이전인 2003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는 기간은 11~20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농업전문연구기관 GSnJ가 28일 발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한우산업에 태풍인가 미풍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산지 한우가격(600㎏, 암·수소 도축수 가중평균)은 334만9천원으로 지난해 4분기(461만9천원)에 비해 26.1% 떨어졌고 지육(도축 후 머리 등을 제거한 고깃덩어리)은 같은 기간 ㎏당 1만3천671원에서 1만1천672원으로 14.8%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2005년 한우고기 평균가격 기준(100) 소비자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99.2에서 93.7로 하락폭이 5.5%에 불과했다.

GSnJ는 미국산 수입재개 이후 연간 쇠고기 수입량(2008년 7월~2009년 6월)이 작년보다 46% 많은 25만4천t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금지되기 전인 2003년의 29만3천26t보다 13% 적은 규모다. 특히 한우 고기와 강한 대체 관계에 있는 수입 갈비의 경우 수입 물량이 2007년 4만6천705t의 2.7배인 12만6천880t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적별로는 한 해 수입량 25만4천t 가운데 미국산이 2003년의 62% 수준인 13만9천t, 호주산은 작년보다 28% 줄어든 11만5천여t씩 차지할 것으로 관측됐다.

앞으로 1년내 미국산이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 호주산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 1996년과 2001년 유럽 광우병 파동 당시 우리나라 쇠고기 수입 수요 회복 추세를 감안하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기피 현상이 없어지기까지는 11~20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GSnJ는 내다봤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늘어남에 따라 내년 6월까지 한우 쇠고기 가격은 작년 평균보다 10.5%, 돼지고기는 0.4%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돼지고기 하락폭이 미미한 것은 실질수입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6.6% 올라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GSnJ 관계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가 한우 소비자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해도 산지의 가격교섭력, 농가의 암소투매 여부, 한우공급력 팽창 정도에 따라 한우가격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면서 "산지에 충분한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한우산업의 동향에 대한 치밀한 모니터링과 조정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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