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졌다 윤성환"…삼성, 히어로즈 꺾고 7연승

입력 2008-08-28 08:58:16

삼성 라이온즈가 히어로즈를 4대2로 누르고 7연승을 달린 데는 선발 투수 윤성환의 역투가 결정적이었다.

27일 경기 전까지 윤성환의 성적은 7승9패, 평균자책점 3.91. 올 시즌 불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전환한 뒤 거둔 성적치고는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시즌 초반 투구 내용이 다소 불안한 데다 타선 지원 부족으로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으나 점차 바뀐 자리에 적응하면서 경기 운영 요령과 투구 수 조절 능력도 한결 좋아졌다.

윤성환의 주무기는 낙차 큰 커브. 하지만 빠른 공의 구위가 받쳐주지 못하면 버티기 어렵다. '폭포수 커브'를 던지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배리 지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8승15패, 평균자책점 5.31로 고전하는 것이 그 때문이다. 시속 140㎞ 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다 구속이 10여㎞ 줄어버려 무너진 것이다.

이날 윤성환은 시속 140㎞ 중반대를 오가는 빠른 공에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을 잘 섞어 던지며 히어로즈 타선을 요리했다. 6회말 1사에서 강귀태에게 안타를 내줄 때까지 한 타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완벽한 내용이었다. 여기에 6, 7번 타자 김창희와 채태인이 나란히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러 윤성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윤성환이 8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반면 히어로즈의 선발 투수 황두성은 비교적 잘 던지고도 타선이 윤성환에게 철저히 막히는 바람에 고배를 마셨다. 빠른 공이 묵직한 황두성은 3회말까지 1안타만 내준 채 윤성환에 버금가는 호투를 이어가면서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4실점으로 버텼지만 시즌 7패째를 당했다.

황두성에 밀리는 듯 하던 삼성 타선은 이날 4회초 승부의 균형을 깼다. 조동찬과 최형우의 볼넷 등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은 뒤 김창희의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 채태인의 1타점 적시타로 3대0으로 달아난 것. 채태인은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황두성의 100구째 공을 오른쪽 담장으로 넘기며 황두성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물론 히어로즈도 반격의 기회는 있었다. 9회말 연속 안타로 잡은 무사 1, 3루의 기회에서 삼성이 윤성환 대신 오승환을 등판시켰음에도 황재균의 외야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고 2사 1, 2루의 기회를 다시 잡았다. 하지만 송지만이 우전 적시타로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으나 자신이 무리하게 2루까지 뛰다 아웃되는 바람에 경기가 그대로 끝나버렸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8일 선발 투수

삼성 에니스-히어로즈 이현승(목동)

한화 안영명-롯데 송승준(대전)

LG 최원호-KIA 윤석민(잠실)

SK 김광현-두산 이혜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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