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뜨고' 학술 '지고'…동아리활동도 변했다

입력 2008-08-25 08:41:52

대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대학가의 동아리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년 전부터 대학생들의 봉사활동 경력을 취업 면접 때 반영하는 기업체들이 늘면서 대학내 봉사 관련 동아리가 뜨고 있는 것. 반면 전공과 무관한 학술 관련 동아리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

올 초 영남대를 졸업한 변지연씨는 "요즘 취업이 워낙 어렵다 보니 동아리 자체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그나마 봉사 관련 동아리는 봉사활동을 할 경우 학교에서 1학점을 받을 수 있고, 졸업 후 취업 때도 가산점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변씨는 "봉사 동아리의 경우 학기 초 신입생을 모집할 때마다 봉사 학점을 강조하며 '취업에 유리하다'고 선전, 다른 분야의 동아리보다는 신입생 모집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문학·독서 및 학술토론·서예·연극 등 학술 관련 동아리들은 수년째 신입회원 모집이 어려워 수십년 동안 이어온 전통이 무너질 위기를 맞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1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사회복지시설연구회, 복현율방(국악), 자유의지(여행), 적십자 등의 동아리가 수년째 신입회원이 끊기면서 아예 사라졌다.

이 대학 총동아리연합회 한 관계자는 "지역경기 불황이 오랜 취업난으로 이어지면서 학생 관심이 취업으로 쏠리게 됐다"며 "따라서 전반적으로 모든 동아리들이 신입회원 모집에 애를 먹고 있고, 취업 및 전공과 관련없는 학술동아리들은 훨씬 어려운 형편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영남대 학생활동지원팀 이영호 동아리 담당은 "2006년부터 기업들이 학생들의 봉사활동 실적을 면접에 반영하면서 봉사 동아리에 대한 인기는 예년에 비해 많이 높아졌다"고 했다.

한편 단과대학이 사라지면서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동아리들도 나오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치과대학이 없어지면서 단대 음악동아리인 '니사금'이 모습을 감췄으며, 의과대학도 의학전문대학원이 생기면서 2004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아 내년부터 단대 동아리인 '메디컬사운드'가 문을 닫게 됐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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