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빼곤 모두 폭등세…'자린고비 차례' 지낼라

입력 2008-08-23 08:31:19

추석 제수용품값에 '천정이 없다'. 밀가루 91%, 삼겹살이 53% 오르는 등 1년새 물가가 급등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주요 추석 제수용품값이 크게 올라 가뜩이나 힘든 서민가계를 압박하고 추석을 치르려는 주부들의 주름살을 깊게 하고 있다.

장을 보러 나가보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올랐기에?

농협 대구지역본부가 추석을 23일 앞둔 시점(22일)을 기준으로 대구 성서 및 달성하나로클럽에서 팔리고 있는 과일·육류, 밀가루 등 '추석 필수품'의 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지난해 추석을 23일 앞둔 때(지난해 9월5일)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오른 것도 있었다. 육류만 다소 내렸을 뿐 거의 대다수 품목 값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

사과(홍로) 1개(550g)는 올해 3천300원이나 줘야 산다. 지난해는 2천800원이었으니 500원(17.8%)이나 올랐다. 배(신고) 1개(700g)는 3천원이다. 지난해보다 600원(25%) 상승했다.

밤도 엄청 올랐다. 지난해 1천500원하던 500g이 올해는 2천900원 한다. 1천400원(93.3%)이나 값이 뛰었다.

고기전 재료로 많이 쓰이는 돼지고기 다진것(100g)은 올해 820원으로 지난해(480원)에 비해 340원(70.8%)이나 올랐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은 1천900원으로 역시 600원(46.1%)이나 값이 상승했다.

닭고기(1마리)도 6천200원에서 6천750원으로 550원(8.8%) 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여파로 산지 한우 가격이 떨어지는데도 불구, 쇠고기 가격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갈비 최상급 1kg짜리(4만5천원)는 지난해와 값 차이가 없다. 갈비 3등급(800g 선물세트)은 3만5천원으로 지난해(3만8천원)보다 값이 7.8% 떨어졌다.

명절 음식 장만과정에서 꼭 필요한 밀가루(1㎏)는 980원 하던 것이 1천380원으로 400원(40.8%)이나 올랐다. 조기는 1마리에 지난해 7천500원 했으나 올해는 8천900원으로 1천400원(18.6%) 올랐다.

다만 계란(30개)은 지난해 4천300원 하다가 올해는 4천160원(8.8% 하락)으로 내렸고 황태포(1마리)는 3천900원으로 지난해와 가격이 같다.

◆더 오른다

농협 측은 추석이 예년보다 일러 과일 등은 물량 확보가 어려운 만큼 각 품목별 가격이 앞으로 더 뛸 것으로 내다봤다.

닭고기와 계란 가격도 현재는 소폭 상승세이거나 보합세지만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출하량이 많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라는 것.

그러나 갈비세트와 참조기는 지난해와 비슷하고, 배추, 대파 등 채소류는 날씨가 좋아 지난해보다는 낮은 가격을 나타낼 것으로 농협은 예측하고 있다.

농협 대구지역본부 강석우 홍보담당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세에다 예년에 비해 이른 추석이 되면서 추석 물가가 크게 올랐다"며 "농협은 대구경북 일원에서 추석 직전 직거래 행사를 동시다발적으로 열어 중간 마진을 최대한 축소, 장바구니 물가를 낮출 것"이라고 했다.

수협도 다음달 초 대구 동구 신암동 대구공판장과 수성구 희망로 바다마트에서 수산물 산지 직송 행사를 열 계획이다. 산지 직송 행사가 열리면 제수용품과 전복·굴비 등 수산물 선물세트를 시중보다 20~30%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수협은 밝혔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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